추석자금 마련을 위한 회사채 발행 승인을 받고도 금융기관이 보증 및 회사채 매입을 기피하는 바람에 발행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특히 지난달에는 회사채 미발행 비율이 36.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심각한 자금난을 드러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채조정협의회의 발행 승인을 받았으나 발행하지 못한 회사채 물량은 작년 한해 동안 평균 6.1%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대기업의 연쇄부도 여파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3월 12.8% △4월 14.1% △7월 16.6%로 계속 높아졌다.
그러나 기아사태 이후 대출창구가 막힌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시장으로 몰리면서 8월에는 총 2조8천3백48억원어치 가운데 1조2백억원의 회사채가 발행에 실패, 미발행 비율은 사상 최대인 36.0%를 기록했다. 이달에도 주간사 증권사를 통해 채권시장에 팔려고 내놓았다가 조건이 맞지않아 되가져간 물량은 이달 들어 총 1천5백50억원어치에 이른다.
이처럼 회사채 판매가 부진한 것은 지난 7월부터 회사채 물량조정제도가 완화돼 신청금액이 급증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보증기관의 보증 기피와 수수료 인상 △5대그룹 회사채 선호 등 「대기업 편애」현상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회사채 보증수수료는 삼성 현대 등 5대 그룹의 경우 0.4%(보증금액 대비)로 올초와 비슷했으나 그외의 기업들은 0.4%포인트를 추가로 부담할 정도로 신용도가 악화됐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추석자금 수요가 겹치면서 이달중 3조9천억원어치가 발행될 회사채 판매가 극히 부진해 자금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금리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