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도 「13일의 금요일」…90년이후 매번 주가 하락

  • 입력 1997년 6월 12일 20시 14분


서양인들이 불길한 날로 첫째에 꼽는 「13일의 금요일」. 악성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 컴퓨터 사용자들을 긴장시키는 이날은 주식투자자들에게도 그리 반가운 날이 아니다. 이날만 되면 주식시장이 번번이 약세를 보이는 징크스가 있기 때문. 90년대 들어 13일과 금요일이 겹친 날은 지금까지 모두 12번. 이중 단 하루만 빼고는 모두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했다. 평균 하락폭도 7.29포인트에 달했다. 93년8월13일에는 전날 밤 금융실명제 실시가 전격 발표되는 바람에 무려 32.37포인트가 떨어져 증시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 95년1월13일에는 멕시코 페소화(貨)붕괴의 영향을 받아 24.18포인트가, 90년7월13일엔 13.13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 유일하게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92년11월13일. 공금리인하설 등 호재에 힘입어 15.98포인트가 올랐다. 80년대엔 「13일의 금요일」이란 징크스가 강하지 않았다. 80∼89년에는 모두18번의「13일의금요일」이 있었으나 주가가 하락한 날은 나흘에 불과했다. 증권가에선 『지난 92년 외국인들에게 증시가 개방되면서 서양의 야릇한 속설까지 함께 수입됐다』는 견해가 비교적 설득력이 있게 번진다. 토요일에 휴장(休場)하는 외국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이 주말에 발생하는 각종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갖고 있는 주식을 금요일에 털어버리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러한 버릇이 남아있는 외국인들이 우리 시장에서도 금요일, 특히 「13일의 금요일」에는 순매도를 하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 전문가들은 『「13일의 금요일」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우연의 연속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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