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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7년 5월 16일 2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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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원들은 또 △자기가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지 않는 행장 △부실채권에 대한 위기의식과 대처방안을 세우고 직원들에게 장기비전을 내놓는 행장 △고객―주주―직원 셋을 모두 중하게 여기는행장을함께 일하고 싶은행장으로꼽고 있다.
그러나 행원들이 말하는 현실은 실망적이다.
『은행마다 행장감이라는 인물이 있게 마련이지만 20년동안 행원들이 진심으로 「될 사람이 됐다」고 인정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시중은행 C부장)
『소신파 행장이 거의 없다. 이는 은행 조직보다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때문이다』(시중은행 임원 K씨)
한 은행원은 『한보에 대한 추가자금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행장은 고위관료 앞에서 말 한마디 변변히 못했다더라』고 꼬집었다.
행장들이 외압에는 약하지만 은행 내부에선 전권을 휘두른다는 지적도 많다.
『전직 행장 Y씨는 말로는 전무에게 대출 전결권을 넘겼다고 해놓고 자기 마음대로 결정했고 현직 행장 C씨도 작년말까지 독단적인 결정을 계속했다』(금융컨설턴트 Y씨)
특히 여신담당 행원들은 『공식문서로는 신용대출을 확대하라고 해놓고 담보 없이 대출했다가 부도 맞았다고 가차없이 징계의 화살을 날리는 행장은 싫다』고 말한다.
그러나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 외압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인 몇몇 행장의 사례가 한보사태를 통해 역으로 확인된 것은 하나의 희망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윤희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