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경제]체인점 『내리막』…성공률 15% 안팎

  • 입력 1997년 4월 28일 08시 14분


「본사 완전지원. 투자비 3천만원, 월수 5백만원 절대보장」 「장사는 역시 먹는 장사가 최고. 절대 실패하지 않습니다」. 직장인들의 창업열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체인점 사업에 참여하는 행렬이 길기만 하다. 그러나 이들중 성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성공하는 체인점은 15%내외에 불과합니다. 절반가량은 1년이내에 문을 닫고 나머지 35%정도는 현상유지하다가 업종을 바꾸는 경우가 많지요』 한국사업정보개발원 李亨錫(이형석)원장의 말이다. 아무 경험없는 직장인들이 「체인점 사업은 안전하다」는 환상만 갖고 시작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체인점 사업은 이미 과포화상태로 정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체인점 본부는 현재 전국에 1백여업종 1천5백여개, 가맹점만 4만여개에 이른다. 4,5년전부터 체인본부가 폭증하고 있지만 작년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문을 여는 체인본부보다 문을 닫는 본부가 더 많아졌다. 체인정보사의 朴元休(박원휴)사장은 체인본부의 경우 설립된지 1년새 40%, 2년새 60%, 3년이면 무려 80% 안팎이 쓰러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작년 명퇴바람을 타고 30여개업체가 뛰어들었던 탕수육 체인본부는 이제 7,8곳만 남아 있다. 3,4년전부터 붐을 이룬 커피전문점은 한때 체인본부가 1백여개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거의 문을 닫고 10여개에 불과하다. 책대여점도 마찬가지. 3,4년전 1백여개에 이르던 체인본부가 10여개로 줄어들고 한때 체인점의 대명사였던 양념치킨도 50여개에서 10여개로 압축됐다. 한편에서는 외국계 패스트푸드점과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기발한 아이디어의 한식체인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외국에서 들어온 아이스크림 체인본부만 30여개에 이르러 가맹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식도 김밥 우동 치킨 등에 이어 북한음식전문점에다 개고기음식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보신탕체인점까지 생겼다. 『체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체인점의 라이프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뭐 하나 잘 된다고 하면 모두들 뛰어들었다가 자기 주머니만 챙기고 빠지는 냄비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요』(박원휴사장) 업종간 부침이 극심하고 문닫는 체인본부가 늘자 이에 대한 피해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사업컨설팅협회가 지난 2월부터 접수한 피해사례 60건의 유형을 보면 영세한 본사가 부도가 나거나 폐업한 뒤 보증금이나 가맹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단연 으뜸. 또 부실한 체인본부가 체인점 개설시 인테리어설비비 광고비 등을 과다하게 요구하거나 체인점에 물품을 제대로 공급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정지역내에서 독점적인 영업권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해놓고 조금 장사가 잘된다 싶으면 인근지역에 다른 체인점을 개설해 피해를 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체인점을 운영하다가 손해를 보거나 망한 자영업자에게 체인본부가 일부 보상해주는 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우동체인점 새미락은 사업실패에 대비, 체인본부와 가맹점이 3대7의 비율로 보증적금을 들고 있으며 사진 전문업체인 러빙포트는 가맹점과 연간사업계획을 함께 짠 뒤 1년후 실적이 미달될 경우 본부가 점포를 인수하도록 하고 있다. 치킨 전문체인점 비비큐는 6개월내 매출이 부진해 점주가 사업을 포기하면 인테리어 비용의 50%를 되돌려준다. 비즈니스네트워크 盧珠亨(노주형)실장은 『경험이 없는 직장인들에게는 체인점이 독립점포에 비해 손쉬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회사가 사원을 책임지듯이 체인본부가 가맹점을 책임질 것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며 어디까지나 자기책임 아래 마케팅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이기자〉 ▼ 체인본부 선별법 「10계」 ▼ 체인점 사업에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부실체인본부를 가려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인정보사 박원휴사장에게 「선별법 10가지」를 들어봤다. ① 관련 하청업체나 거래은행을 통해 본사의 재정이나 운영상태를 자세히 알아보고 대표자와 임원의 전직 경력을 파악한다. ② 본사에 직영점이 있는지 알아본다. 직영점은 본사의 노하우 축적여부와 재정상태를 판단하는 주요근거가 된다. ③ 가맹점 수가 많은 본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소한 가맹점이 20개 이상이 돼야 본사가 경제적 규모를 갖출 수 있다. ④ 상품제조 공장이 있는지 확인한다. 제조공장 없이 하청업체로만 납품을 할 경우 물품공급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⑤ 가맹점 지원을 위한 관리조직이 잘 가동되는지 살핀다. 영업이나 내부관리에만 치중하는 회사는 가맹점 지원에 소홀하다. ⑥ 광고를 지나치게 많이 하는 체인점은 피하라. 고객을 끄는데 급급해 재정손실을 초래해 도산하는 경우가 많다. ⑦ 경쟁업체가 급격히 늘어나는 신종업종의 경우 추이를 지켜본 뒤 판단한다. 취급업종의 장래성을 파악하고 타업체와의 경쟁가능성도 파악한다. ⑧ 전화방 성인용품점 등 법적으로 제약이 있거나 관련법률이 갖춰지지 않은 업종은 피하라. ⑨ 단기간내에 복수브랜드를 출점하는 체인본부는 일단 의심한다. 일정구역내에서 독점적 영업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실패할 우려가 많다. ⑩ 계약전 가맹점 몇군데를 방문, 본사와 설명이 일치하고 있는지를 현장에서 살펴본다. 박원휴 <체인정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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