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의 초대총재는 누가 될까.
현재는 프랑스의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와 독일이 지지하는 빔 뒤젠베르크 네덜란드 중앙은행총재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독일에 캉드쉬총재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그 대가로 지난 63년부터 독식해온 IMF총재 자리를 독일에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폴 마르셀리 프랑스 중앙은행이사는 지난1월 『프랑크푸르트를 유럽중앙은행 소재지로 결정할 때 독일이 초대 총재를 프랑스에 양보한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독일은 유럽중앙은행을 독일로 유치했기 때문에 일찌감치 총재자리를 차지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대신 네덜란드인 뒤젠베르크를 밀고 있다. 뒤젠베르크는 오는7월 유럽중앙은행의 출범준비기구인 유럽통화기구(EMI) 의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총재자리를 놓고 벌이는 독일 프랑스 양국의 신경전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관한 견해차와도 연관돼 있다.
정부의지에 따라 통화금융정책을 운용하고 있는 프랑스는 중앙은행의 독립 강화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독일은 유럽중앙은행이 정치로부터 독립된 분데스방크(독일중앙은행)를 모델로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뒤젠베르크쪽에 승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독일이 총재자리를 양보하는 대신 유럽중앙은행 운영기준을 강화하는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어 경합은 계속되고 있다.
〈본〓김상철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