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기자] 맥주 자동차 등 광고물량이 엄청난 거대 광고를 수주하기 위한 광고회사들의 쟁탈전이 연초 광고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격전장은 진로쿠어스맥주의 「카스」와 대우자동차의 프린스 후속 모델 「V100」.
광고금액만도 각각 1백50억원, 8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올해 상반기 광고중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된다.
이중 V100 광고를 두고 벌어진 쟁탈전에서는 지난달말 대우차 광고를 독점하고 있던 코래드를 제치고 웰콤이 한판승을 거둔 것으로 3일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카 스▼
지난 2년여동안 카스광고를 맡았던 LG애드의 수성(守城)전략과 현대그룹 계열의 금강기획, 코래드 거손 휘닉스커뮤니케이션 등의 공격적인 전략이 오는 11일 공개심사장에서 격돌한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업계2위인 LG애드와 3위인 금강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LG측은 모(母)그룹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큰 물량인 카스를 다시 따내는 것은 회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로 보고 있다.
LG는 지난 2년간 단일브랜드로 시장점유율 20%에 육박하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금강이 지난해 맡았던 OB맥주의 「넥스」가 제품출시 6개월만에 철수했다는 「적군의 약점」을 지적하겠다는 전략.
금강은 지난해 진로의 「참나무통 맑은 소주」를 프리미엄소주 시장진입에 성공시켰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기존 광고의 인지도높이기 전략을 뛰어넘는 공격적인 시장공략계획을 제시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스수주에서 2위 LG의 수성이 실패할 경우 3위 금강의 저돌적인 추격에 밀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강은 지난해말 LG가 97년도 매출계획을 6천2백여억원으로 잡았을 때 이보다 1천억원이상이 많은 7천6백억원의 매출목표를 제시, LG애드를 불쾌하게 만든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와 금강의 격돌과 관련, 『두 회사가 실력도 있지만 「계열사의 주량(酒量)」도 무시못할 무기』라면서 광고수주전이 공정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광고대행을 따내는 기업이 관련계열사의 임직원들을 동원해 해당 상표의 술을 대량 팔아준다는 암묵적인 옵션에 따라 중소광고회사들이 소외된다면 광고업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것.
▼대우차 V100▼
티코에서 아카디아까지 대우자동차의 광고를 독점하고 있던 업계 5위의 코래드는 이번 수주전에서 12위의 웰콤에 밀렸다.
코래드측은 『우리가 라노스 누비라 등 신차의 광고제작을 맡으면서 V100까지 맡을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대우자동차에서 감안해 웰콤으로 넘긴 것 같다』고 애써 충격을 감추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우가 그동안 오리콤→한컴→코래드로 여러차례 대행사를 바꿨던 관행에 비춰 이번 V100 광고의 웰콤수주가 코래드에게는 불길한 전주곡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이번 웰콤의 수주와 관련, 『지난달 업계 10위인 서울광고기획이 제일기획 LG애드 금강 등 업계 1∼3위 업체를 제치고 서울이동통신의 보행자용 이동전화 CT폰광고(1백억원)를 수주한 것과 함께 10위권을 전후한 중견광고사들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