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새 박용오회장「공격경영」깃발…경영권 형제간이양

  • 입력 1996년 12월 3일 19시 59분


「白宇鎭기자」 국내 최고(最古)기업인 두산그룹이 전격적인 형제간 경영권이양을 통해 대대적인 변신에 나섰다. 두산그룹은 3일 긴급 그룹운영위원회를 열어 퇴임의사를 밝힌 朴容昆(박용곤)현회장(64)을 그룹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후임에 바로 아래 동생인 朴容旿(박용오)두산상사회장겸 그룹부회장(59)을 선임했다.박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경영전반에 걸친 자문역을 맡게 된다. 두산그룹의 이번 그룹총수 교체는 최근 심화하고 있는 두산그룹의 경영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비상조치」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번 경영권이양은 박명예회장의 셋째동생 容晟(용성)OB맥주부회장겸 그룹부회장(56), 다섯째 동생 容晩(용만)그룹기조실장겸 OB맥주부사장(41) 등 형제간 사전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임 박회장이 「창업2세기」의 기틀을 다진뒤에는 현재 OB맥주 해외사업담당이사로 경영수업을 받고있는 박명예회장의 장남 廷原(정원·34)씨를 중심으로 4세경영의 틀이 다시 짜여질 전망이다. 보수 안정지향적이있던 박명예회장이 퇴진하고 적극적이고 진취적 성격의 신임회장이 새총수에 오른 것을 계기로 두산그룹은 보수적 체질에서 탈피,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회장은 경기고와 뉴욕대를 졸업한뒤 지난 65년 두산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 그룹내 각 계열사에 두루 근무하면서 경영수업을 쌓아왔다. 이번 총수교체는 경영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재계는 분석하고있다. 그동안 주류업계의 선두자리를 확고히 지켜왔던 두산그룹은 최근 주력기업인 OB맥주가 지난 94년이후 연속 적자를 내면서 사세가 급격히 퇴조했다. 경영난이 심화하자 한국3M의 합작지분을 매각하는 등 그룹의 자산을 잇달아 처분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30여년만에 조선맥주에 맥주업계 1위를 빼앗겼고 두산주식을 매집한 지방소주사들로부터 회계장부열람을 요구받는 「수모」를 당하기도했다. 이에따라 두산그룹은 계열사수를 작년 29개에서 19개로 줄이면서 주류 음료 식품 등 식음료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정밀화학 및 유통 등 신규사업에 진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신임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두산이 옛날의 영화를 되찾을 것인지 재계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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