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承勳기자」 올들어 우리 경제는 1.4분기(1∼3월)를 제외하곤 내내 「반도체 쇼
크」에 시달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수출가격 폭락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눈덩이 처럼 커지면서 급기
야 경쟁력 전반에 대한 「위기론」이 비등해지는 등 큰 충격을 몰고왔다.
21일 한국은행은 우리경제를 부도직전까지 몰고간 1, 2차 석유파동과 반도체 쇼크
가 경제 전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비교 분석했다.
▼반도체 충격〓작년말 현재 전체수출중반도체수출비중은 17.7%.
16메가D램 평균가격은 작년 1∼9월중 50달러에서 올해 같은기간에 24달러로 50%정
도 폭락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가격하락에 따른 교역조건은 7.4%포인트나 악화됐다. 1∼9월중
반도체 수출액은 1백36억8천만달러로 가격이 작년과 같은 50달러대를 유지했다면 수
출액이 2백8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급락으로 인한 수출차질액이 1백48억
2천만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동기 총수출액의 16.5%에 해당하는 규모.
▼석유파동충격파〓오일쇼크때 전체수입중 석유수입비중은 1차때(지난 74년) 6.5%
, 2차때(79년) 14.6%로 반도체보다 비중이 낮다. 석유파동때 유가(油價)는 1차때 3.
6배, 2차때 2.4배나 상승했다.
제1차 석유파동때는 교역조건이 26.6%포인트, 79년의 2차 파동시는 20.4%포인트
만큼 악화됐다.
석유파동때 유가가 파동전 수준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 실제 수입증가액은 1차파동
때 7억달러로 전년 총수입액의 16.5%, 2차파동때 25억달러로 전체수입액의 13%를 차
지했다.
▼양 파동비교〓수출입면에서는 반도체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감소비율과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증가비율은 비슷했다.
그러나 교역조건면에서는 석유파동이 반도체가격 하락보다 상품교역조건을 악화시
키는 등 영향이 더 컸다.
반도체가격 하락은 특정산업에 충격을 준 반면 석유파동은 가격체계 산업구조 등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쳐 수출입에 상당기간동안 악영향을 줬다.
결국 두 쇼크는 한 나라의 경제가 특정산업 특정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작
은 충격에도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