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목사(가운데)는 “흔히 교도소 선교는 열매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럴수록 한국 교회가 재소자 교정·교화에 더 힘을 써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교도소가 처벌하는 곳을 넘어 재소자들의 인생 2막을 열고 인생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공간이 된다면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기동 목사 제공.
“그곳이 목회자가 있어야 할 곳이니까요.”
10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 앞 한 카페에서 만난 김기동 목사(65·아가페선교회 대표)는 ‘남들은 꺼리는 교도소 사역을 17년째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법무부 교정 위원이기도 한 그는 40대 초반 늦은 나이에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뒤 교정 사역을 담당하는 아가페선교회를 세우고 재소자들을 위한 사역을 전담하고 있다.
“목사도 사람인지라 사역의 성과가 눈에 보이면 힘이 나지요. 그런데 교정 사역은 교도소 안에 교회를 세울 수도 없고, 일부 찾아오는 사람을 제외하면 출소 후 연락도 안 돼 신앙생활을 계속하는지 알 수도 없어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피하는 경우도 많고요.”
김 목사는 젊은 시절에 승승장구하며 돈을 쫓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부도로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면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게 됐다고 한다.
“잘나갈 때는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었죠. 너무 힘들어서 방황하고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였는데, 제가 어려워지니까 그제야 보이더라고요.”
김기동 목사. 김기동 목사 제공김 목사는 “그때 문득 ‘인생의 절반은 실패했지만, 남은 절반은 그렇게 살지 말자.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위해 옆에 있자’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리고 늦은 나이지만 신학대에 들어갔다”라고 했다.
2012년 그가 설립한 아가페선교회는 현재 경북 북부교도소와 서울 남부교도소 등 전국 10여 개 교정시설을 순회하며 예배, 세례식, 인성교육, 상담 등의 사역을 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도소 사역을 하니 주변에서 ‘사람은 안 바뀌는데 그 허망한 일을 왜 하느냐’라는 물음을 많이 받는다”라고 말했다.
“10년 넘게 돌본 재소자가 다시 들어오는 걸 보고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사람을 바꾸는 건 목사의 능력이 아닌 것 같아요. 그건 하나님의 능력이고 저는 최선을 다해 길을 인도할 뿐이지요.”
김 목사는 “재소자들을 위한 정부 기관의 교정·교화 노력은 물론이고 한국 교회, 신학대에도 전문적인 교정·교화 교육과정이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재소자라는 특성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 목회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전국 교정시설에 약 6만2000명의 재소자가 있다”라며 “무기 징역을 제외하면 언젠가는 모두 사회로 나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 많은 사람이 교화되지 않고 과거와 똑같은 상태로 출소하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비록 노력에 비해 결과가 적고, 바뀌지 않는 사람이 있더라도 우리 사회가 교정·교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되는 이유지요.”
그는 “검정고시 반과 수능 반에서 공부하며 달라지는 소년수들을 보면 사람은 분명히 변할 수 있고, 또 변하도록 우리가 도와야 한다는 확신을 갖는다”라며 “많지는 않지만, 출소 후에도 연락해 오는 사람들을 보면 본인의 의지와 우리의 노력에 따라 사람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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