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국가균형발전 허브로] 〈4〉 시민에 인문-예술 체험장 제공
경인교대, 미술관-공연장 등 열어… 기획 작품전시 누적 8000명 방문
국립부경대, 박물관 시민에 개방… 지역 학교 찾아가 전시 해설 교육
전북지역 방통대 ‘체력 프로그램’… 주민에 탁구-복싱 등 기초 강좌
국립목포해양대 ‘선상 독서캠프’… 실습선 타고 4박 5일간 토론-답사
지역 경쟁력을 키우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학령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지역 버팀목인 국립대가 교육·연구 자원을 지역 사회와 나누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국립대는 국립대학육성사업을 통해 ‘지역 사회의 공공 인프라’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국립대를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국가와 지역의 전략 과제를 수행하는 공공 거점으로 육성하는 데 무게를 둔다. 국립대가 보유한 시설과 인력, 교육 역량을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이를 통해 이룬 성과를 다시 지역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다. 이제 국립대 역할은 교육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 대학 미술관-공연장 지역에 개방
경인교대는 대학 미술관과 공연장을 지역사회에 개방해 인문·예술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문화예술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 상황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인천캠퍼스 예지관에서 문화예술 콘서트 ‘더 힐링’을 개최했고 경기캠퍼스 학생문화관 지누e음 야외광장에서는 재학생을 위한 디제잉 콘서트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 Play)’를 열었다. 누적 관객은 약 800명에 이른다. 미술관에서는 전시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됐다. 유화, 조각,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등의 작품을 탐색하는 기획전 ‘의인화된 신체’ 등을 열어 누적 8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경인교대 관계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전시회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였다”며 “덕분에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통신대 전북지역대학은 지난해 10월 대학 시설을 개방해 탁구, 복싱 등의 운동 종목으로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커리큘럼은 운동 경험이 없는 주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초 과정 중심으로 설계했다. 전국체육대회 1위 선수가 탁구 강사로,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가 복싱 수업 강사로 참여하는 등 전문성도 크게 높였다. 수강생들은 과정을 마친 뒤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꾸려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립부경대가 대학 박물관을 활용해 부산과 경남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찾아가는 박물관’ 수업 모습. 국립부경대 제공
국립부경대는 대학 박물관을 활용해 부산과 경남 지역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역사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직원이 학교를 찾아 전시 자료와 연계한 ‘찾아가는 박물관’을 진행하고 방학에는 전시 관람과 도슨트 해설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유아와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 ‘두근두근 박물관 탐험’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참여 학교 교사 만족도는 5점 기준 4.96점, 학생 만족도는 4.84점이었다. 국립부경대 관계자는 “고고·역사 자료를 다수 보유한 선사고고실과 대학 박물관 중 유일하게 해양·수산자료를 전시한 해양수산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학생에게 진로 탐색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목포해양대 실습선 새누리호 앞에서 ‘전남독서인문학교 선상 독서인문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캠프는 지역 중학생의 인문학적 소양을 향상시키고 진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국립목포해양대 제공국립목포해양대는 해양 특화 인프라를 지역 청소년 교육에 활용한다. 지역 중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향상하고 진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실습선 새누리호를 활용해 전남도교육청과 함께 ‘전남독서인문학교 선상 독서인문캠프’를 진행했다. 이 캠프에서 학생들은 실습선을 타고 이동하며 4박 5일 동안 독서 토론, 글쓰기, 답사 등에 참여한다.
김찬중 전남도교육청 학생교육원장은 “독서인문캠프는 학생들이 바다를 건너 역사의 현장을 찾아 평화와 공존의 의미를 묻는 특별한 여정”이라며 “교실 수업으로는 경험하기 어려운 현장 체험을 할 수 있어 학생 만족도는 90%를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 대학이 지역 사회 현안 해결책 모색도
일부 국립대들은 학생 교육과 지역 현안을 연계해 대학과 지역이 공존하는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제주대는 지난해 12월 지역 사회 현안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관광객 분산을 위한 지역 축제, 해양 환경 인식 제고를 위한 체험형 프로그램 등 지역 현안이 과제로 제시됐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 4∼6명이 팀을 구성해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사례 분석, 해법 모색 등을 한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팀은 이후 프로젝트를 이어가며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국립공주대는 지역 산업 현안을 학생 교육에 연계한다. 지역 기업,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지원 기관 등과 협력해 지역 산업 과제와 인재 수요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현장 중심 프로젝트와 실습에 참여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전공 수업과 관련된 과제를 수행하며 지역 소재 기업의 업무를 경험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 역량도 파악한다. 국립공주대 관계자는 “학생 일부는 지역 산업과 연계된 진로를 선택하기도 한다”며 “실제로 산학 협력 기업에 학생 2명이 입사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