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파 스님은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출발한 게 아니라 ‘도 닦는 사람’”이라며 “아무 생각 없는 상태에서 손이 가는 대로 맡겨두는 작업, 그것이 수행자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박물관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예술 세계를 망라한 ‘성파선예(性坡禪藝): 성파 스님의 예술세계’ 특별전이 10일 경기 용인시 경기도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성파 스님은 9일 경기도박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각각의 작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보는 사람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일 것”이라며 웃으며 답했다.
이번 특별전은 수행자이자 예술인인 성파의 오랜 수행이 담긴 옻칠 회화, 도자, 서예 등 15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가장 최근 제작한 지난해 옻칠 회화를 중심으로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통도사 서운암 삼천불전의 도자 불상 35점과 서운암 장경각의 16만 도자대장경판 일부도 전시된다. 또 물속에 그림을 담근 수중 설치 옻칠 회화 등 실험적인 작품도 볼 수 있다.
4개 부문으로 구성된 전시회는 ‘나와 남, 인간과 사물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며 평등하다’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예술로 승화한 자리다. 1부 ‘영겁(永劫)-아득하고 먼’은 삼천불전 도자불상과 옻칠 그림을 통해 세상이 처음 만들어지던 아주 먼 옛날, 혹은 시간이 멈춘 듯한 우주의 시작점을 전하고자 한다.
옻판에 옻칠. 경기도박물관 제공
옻판에 옻칠. 경기도박물관 제공2부 ‘물아불이(物我不二)-니가 내다’에선 물속에 비치거나 거울에 반사되는 모습을 통해 나와 너의 경계가 사라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3부 ‘문자반야(文字般若)-글자 너머’는 흙으로 구워 만든 ‘반야심경 도자판’으로 탑을 쌓고 옻으로 쓴 글씨들을 선보인다.
4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마음대로’는 자신마저 잊고 ‘옻칠’ 자체가 된 성파의 몰입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일체유심조’는 제목 그대로 성파 스님이 마음 가는 대로, 가장 자유롭고 즐겁게 작업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성파 스님은 “같은 사물도 때가 많이 낀 거울로 보면 더러워 보이고 맑은 거울로 보면 맑게 보이는 것처럼 각자 마음의 거울에 따라 보이는 게 다 다를 것”이라며 “소박한 희망이 있다면 우리 사회에 갈등과 다툼이 심한데, 전시를 통해 사회 갈등이 조금이나마 완화되고 보는 분들의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5월 31일까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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