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세콤이’와 함께 한 덕운 스님. 그는 “반려동물과의 시간은 선물이고, 비록 이별이라는 아픔을 겪지만 그 속에는 배움과 자비가 숨어있다”라며 “슬픔을 있는 그대로 껴안고, 그 사랑을 다른 생명과 나눈다면 그 사랑은 새로운 방식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살아있을 때 왜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자책하지 마세요. 그런 마음은 생전에 잘해준 사람이기에 느끼는 감정입니다.”
최근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치유서 ‘마지막 산책’(담앤북스)을 출간한 덕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남산 충정사 주지)은 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반려동물이 떠난 뒤 슬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상생활을 무너트릴 정도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남산 충정사는 매년 동물 천도재를 지내는 반려동물 친화 사찰. 덕운 스님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명 존중 운동도 펼치고 있다.
덕운 스님은 “자책까지는 아니어도 반려동물에게 못 해준 것 같아서 늘 미안한 마음을 갖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는 말이 있지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만큼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기는 어렵다는 뜻인데, 우리가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사랑하지 않습니까? 해주고 해줘도 더해주고 싶고, 그러면서도 부족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 부모님들은 똑같으실 겁니다.”
반려견 ‘세콤이’와 함께 한 덕운 스님. 그는 “반려동물과의 시간은 선물이고, 비록 이별이라는 아픔을 겪지만 그 속에는 배움과 자비가 숨어있다”라며 “슬픔을 있는 그대로 껴안고, 그 사랑을 다른 생명과 나눈다면 그 사랑은 새로운 방식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스님은 “더 큰 병원에서 더 비싼 약으로 치료해 주지 못한 것, 집에 혼자 놔둔 시간이 많았던 것, 산책도 자주 못 간 것 등으로 자책하는 분이 많다”라며 “하지만 진짜로 못해 준 사람은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을 느끼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떠난 아이도 분명, ‘나 주인하고 함께 있어서 참 행복했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가 되면서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을 겪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슬픔과 공허함을 넘어 수면장애, 공황, 분노 등이 섞여서 일상이 어려운 사람이 많으니까요. 떠난 강아지 사진을 목걸이로 만들어 종일 차고 다니는 분도 계시지요. 그러다가 간혹 ‘한낱 동물 가지고 유난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폭발하는 분도 있고요. 자신이 못 해준 것만 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덕운 스님은 “함께 한 즐거운 시간과 좋은 추억이 100이면, 미안한 것이나 못 해준 건 1도 안 될 것”이라며 “그런데 자책에 빠져 100 대신 1만 붙들고 있으니 아프고, 괴로운 것”이라고 했다.
“슬픔을 서둘러 지우거나 덮으려 할 필요는 없어요. 슬픔은 과한 반응이 아니라, 오랜 시간 서로의 삶을 나눈 관계가 남긴 자연스러운 흔적입니다. 단지 OO가 있어서, 함께 해서 좋았던 때를 같이 떠올리면 아픔도 많이 줄겠지요.”
반려견 ‘세콤이’와 함께 한 덕운 스님. 그는 “반려동물과의 시간은 선물이고, 비록 이별이라는 아픔을 겪지만 그 속에는 배움과 자비가 숨어있다”라며 “슬픔을 있는 그대로 껴안고, 그 사랑을 다른 생명과 나눈다면 그 사랑은 새로운 방식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그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에서 회복하기 위해서 “단 몇초 만이라도 편하게 누워 숨을 쉬어 보라”고 당부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니, 정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짧게라도 자신의 마음 상태를 간단히 적어보고, 소리·향·촉감·미각 등을 통해 현실감을 회복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중요한 건 편안한 장소에서 짧게라도 자주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지요.”
덕운 스님은 우리 사회의 반려동물 확산이 “개인의 애정을 넘어 공공선으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말이 바뀐 것은 단지 단어의 변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강아지, 고양이 등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지요. 이런 인식은 반려동물에게도 필요한 돌봄과 존중을 요구하게 됐고, 우리 일상 예절은 물론이고 법과 제도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그 사랑과 애정이 다른 동물, 사람에까지 이어지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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