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 도망치고 싶은 당신, ‘산 위의 미술관’에 가자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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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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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위의 미술관/ 류성훈 지음/ 132쪽·1만2000원·문학동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류성훈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산 위의 미술관』는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유예한 채, 오직 현재의 감각에 집중한다.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밀도 높게 응축된 정동과 절제된 언어로 순간의 감정을 포착한다.

이 시집에서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언제든 현재로 되돌아올 수 있는 같은 시간이며, 미래 역시 희망보다는 유예된 상태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 시집의 시간은 단 하나, 지금이다. 시들은 상처가 삶을 완성한다고 말하지도, 미래가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 약속하지도 않는다. 대신 모든 것을 덜어낸 자리에서, 괜찮지 않은 상태 그대로 살아가는 삶 또한 충분히 진실할 수 있음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시를 읽다 보면 혼잣말처럼 이어지는 시인의 독백 속에서, 일상에서 외면해 왔던 우리의 슬픔과 공허가 조용히 떠오른다. 시들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현재를 마주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담담한 위로로 다가온다

◇ 마흔, 달려야 산다/ 이준호 지음/ 228쪽·1만7800원·2도



마흔이 되면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 예전 같지 않은 체력에 매일 퇴근길이 천근만근이고, 마음은 ‘번아웃(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이 오기 일쑤다.

치과의사이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베테랑인 이준호 씨는 “운동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마흔을 기점으로 극명해진다”고 강조한다. 마흔 이후의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뜻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나는 완주해 본 사람”이라는 자신감이다. 인생의 고비마다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회복탄력성은 끝까지 해내 본 성공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루를 간신히 버티며 불평 속에 갇힐 것인지, 아니면 가벼운 몸으로 도전을 즐기며 살 것인지는 오로지 ‘내 몸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렸다.

책에는 30여 년 동안 수영·마라톤·트라이애슬론을 이어온 저자의 실전 노하우가 가득하다. 무작정 뛰라는 부담스러운 재촉이 아닌, 산책이나 느린 달리기처럼 지금 바로 시작할 방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전직 국가대표의 러닝 수준별 자문까지 더해져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 아우르는 ‘운동 가이드’다.

인생의 하프타임인 40대, 다시 시작할 에너지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러닝메이트’다. 땀방울과 함께 매일 작은 성취를 쌓아온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단단한 자기 확신이 생길 것이다.

◇ 관성 끊기/ 빌 오한론 지음/ 272쪽·1만9000원·터닝페이지


시중에 넘쳐나는 자기계발서들은 흔히 ‘긍정의 힘’이나 ‘마음먹기’를 강조하며 독자를 달래곤 한다. 하지만 정작 현실의 문제는 마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일상의 문제를 끊어내는 것은 ‘원인 분석’과 ‘행동’이다.

빌 오한론의 ‘관성 끊기’는 이같은 뻔한 위로 대신, 상담 전문가가 현장에서 직접 써보고 효과를 본 구체적인 방법들을 담고 있다.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과거의 상처나 트라우마를 뒤지며 ‘왜’ 그런지 파헤치느라 힘을 다 뺀다. 하지만 저자는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 분석하는 게 오히려 해결과는 멀어지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유를 안다고 해서 문제가 풀리는 건 아닐뿐더러, 오히려 “이래서 안 되는구나” 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핑계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방법은 단순하다. 늘 반복되던 안 좋은 습관의 흐름을 그냥 한 번 끊어보는 것이다. 매일 거실에서 큰 소리로 싸우는 부부라면 장소를 욕실로 옮겨보거나, 의견이 부딪칠 때마다 목소리를 부드럽게 내보는 식이다. 불면증 환자에게는 억지로 잠을 청하는 대신 가장 하기 싫은 집안일을 시킨다.

저자가 책 내내 강조하는 것은 “단 한 가지만 다르게 해보라”는 단순한 메시지다. 똑같은 행동을 계속하면서 결과가 바뀌길 바라는 건 말이 안 된다. 끊임없는 자책과 트라우마 들춰내기에 지쳐 정작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말하는 투박하고 쉬운 행동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간#시집#트라이애슬론#자기 계발#운동#심리상 담#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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