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웅-김중현-이인성 유작 3인전’ 69년만의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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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예화랑 45주년 기념전
1954년 당시 자료 등 소개

10일 서울 강남구 예화랑의 ‘밤하늘의 별이 되어’ 전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작가 가족. 왼쪽부터 김중현 화백의 딸 김명성 씨, 구본웅 화백의 두 아들 구상모·순모 씨.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0일 서울 강남구 예화랑의 ‘밤하늘의 별이 되어’ 전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작가 가족. 왼쪽부터 김중현 화백의 딸 김명성 씨, 구본웅 화백의 두 아들 구상모·순모 씨.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아버지(구본웅)의 대표작이 6·25전쟁으로 다 없어졌지만, 부산까지 피란 가며 몇 점을 싸들고 다닌 것이 있었습니다. 그때 유난히 돌돌 말아 놓은 그림이 있었는데 그게 김해경(이상)의 초상이었죠.”

화가 구본웅(1906∼1953)의 대표작 ‘친구의 초상’(1935년)에 얽힌 뒷이야기를 차남 구상모 씨가 전했다. 서울 강남구 예화랑에서 10일 열린 45주년 기념전 ‘밤하늘의 별이 되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구 씨는 “아버지가 남긴 대작이 꽤 있었지만 그림이 있던 수원 장안동 집이 폭격을 맞아 대부분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구본웅, 김중현(1901∼1953), 이인성(1912∼1950) 화백의 가족들이 모인 것은 1954년 천일화랑에서 열린 ‘유작 3인전’ 때문이다. 김방은 예화랑 대표는 디자이너였던 외할아버지 이완석이 화랑을 운영했던 기록을 추적했다. 1930년대 일본 도쿄 태평양미술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이완석은 천일제약에 디자이너로 취직했고, 이 회사가 세운 백화점 내에 1954년 천일화랑을 열었다.

6·25전쟁 직후 문을 연 화랑은 6개월밖에 운영되지 못했다. 다만 1954년 9월 전쟁 중 세상을 떠난 김중현, 구본웅, 이인성의 유작 40여 점을 전시한 것이 기록에 남았다. 김중현 화백의 딸 김명성 씨는 “열한 살 때 전시 개막식에 갔는데 사진을 보자마자 아버지의 유작전이라는 것이 번뜩 기억났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3인 유작전에 관한 사진과 문서 자료, 이완석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다. 1978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문을 연 예화랑과 인연을 맺은 작가 21명의 작품도 소개한다. 구본웅, 오지호, 남관 등 한국 근현대 미술 작품을 볼 수 있다. 5월 4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구본웅#김중현#이인성#예화랑 45주년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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