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등 스타 캐스팅… ‘턴테이블 무대’도 볼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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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리뷰
10만원 넘는 티켓 가격으로 화제
셰익스피어 작품들 곳곳 숨겨 둬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비올라(김유정·왼쪽)와 셰익스피어(김성철)가 무도회에서 춤추고 있다. 쇼노트 제공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비올라(김유정·왼쪽)와 셰익스피어(김성철)가 무도회에서 춤추고 있다. 쇼노트 제공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처럼 누군가를 사랑했다면….

개막 전부터 화려한 스타 캐스팅과 10만 원이 넘는 티켓 가격으로 이목을 끈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의 실제 사랑 이야기에서 비롯됐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셰익스피어가 연극배우를 꿈꾸는 여성 비올라와 애절한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녀와의 추억을 바탕으로 걸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써내려 간다는 이야기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한 ‘셰익스피어…’는 동명의 영화(1998년)를 원작으로 한다.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연극으로 제작해 2014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

국내 초연되는 이번 공연의 특징 중 하나는 TV 드라마, 영화에 출연한 유명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 역에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 비올라 역에 김유정 정소민 채수빈이 발탁됐다. 특히 아역배우 출신인 김유정(24)은 이 작품이 연극 데뷔작인데도 20년에 달하는 연기 내공으로 당차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이어서 관객의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이 많다. 셰익스피어가 한밤중 비올라의 집을 찾아가 시를 읊는 로맨틱한 상황에서 시상이 바로 떠오르지 않자 친구인 키트가 대신 구절을 불러주며 투덕거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익살스러운 대사가 많아 전달력을 떨어뜨리고 부산스러운 느낌을 주는 점은 아쉽다.

무대 세트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2013년과 2016년에 동아연극상 시청각디자인상을 받은 박상봉 디자이너가 꾸민 무대에는 회전문 형태로 돌아가는 대형 턴테이블이 설치됐다. 턴테이블을 통해 무도회장부터 극장, 집안까지 생생하고 다채롭게 보여준다. 무대 바닥 아래 숨어있다 위로 솟아올라 술집으로 사용하는 리프트도 공간의 입체감을 더했다.

작품 곳곳에 치밀하게 숨겨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찾는 것도 흥미롭다. “나 그대를 여름날에 비교할까요?”라고 말하는 셰익스피어의 대사에는 그의 대표작인 소네트 18번이 녹아있다. 고리대금업자 페니맨이 극장주 헨슬로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코를 베겠다”고 위협하는 장면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과 연결된다.

작품 속 등장인물인 4명의 연주자는 클래식 기타, 아코디언, 바이올린 연주를 통해 때론 흥겹고, 때론 애달픈 음악을 선보이며 귀를 즐겁게 만든다. 3월 26일까지, 5만5000∼11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연극#셰익스피어 인 러브#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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