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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문화

‘슈룹’ 유선호 “성소수자 계성대군, 처음엔 막막했지만…”

입력 2022-12-08 08:58업데이트 2022-12-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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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종방극 ‘슈룹’은 중전 ‘화령’(김혜수)이 중심을 잡았지만, 사고뭉치 다섯 왕자의 매력도 돋보였다. 특히 넷째 ‘계성대군’(유선호)은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캐릭터로 시선을 끌었다. 엄마한텐 딸같이 살가운 아들이었지만, 밀실에서 남몰래 여장을 하곤 했다. 중전은 계성대군의 비밀까지 품으며 모성애를 드러내 눈물샘을 자극했다.

유선호(20)는 처음부터 계성대군에 끌렸다. 오디션 합격 통보를 받지 않았을 때도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소속사에도 계성대군 할 거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1차 오디션 땐 발췌 극본 1~2페이지만 받아 캐릭터 특징을 알지 못했다. 김형식 PD와 미팅을 잡은 후 극본 20~30페이지 분량을 받았지만,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다 외울 자신이 없었다. ‘하나만 제대로 보여주자’고 마음 먹었다. 그 때 계성대군이 가장 눈에 띄었다”고 회상했다. “오디션 보고 가는 길에 ‘함께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PD님이 ‘아직 무슨 캐릭터 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계속 ‘계성대군을 하고 싶다’고 어필했다”고 강조했다.

“처음엔 계성대군이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지 몰랐다. 극본으로만 봤을 때 섬세한 표현 방법, 깊은 감수성 등이 매력적이었다. 여태껏 작품을 준비할 때 비슷하게 접근했지만, 이번 역은 시작할 때 막막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주는 분 없이 혼자 준비했다. ‘어떻게 하면 계성대군에게 다가가고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예전에 영화 ‘대니쉬 걸’을 봤는데 문득 생각이 나 4~5번 정도 돌려봤다. 성 소수자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고, 호르몬 관련 책, 논문 등도 읽었다.”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 사고뭉치 왕자를 위해 왕실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 화령 이야기다. 시청률 7.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6회는 16.9%로 막을 내렸다. 세계 넷플릭스 6위까지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마지막회에서 계성대군은 궁을 떠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다. 유선호는 준비 과정부터 약 1년 정도 걸려 “정말 애정하는 작품”이라며 “원래 더 빨리 떠나는 설정이었는데, 계성대군에겐 최고의 결말 같다. 궁 안에서 목숨의 위협까지 받으면서 (성 정체성을) 숨겼지만, 밖에 나가서 나 답게 살게 됐다”고 만족했다.

성소수자를 연기하며 힘든 점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혼란스러울 때도 분명 있었다”면서도 “계성대군과 닮은 부분이 많다. 나도 섬세하고 예민한 편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눈물도 많다”고 귀띔했다. “여장 신은 테스트 촬영을 여러 번 했다. 당시 운동을 즐겨해 근육을 빼려고 노력했다. 일부러 근 손실 운동도 했다. 웨이트는 안 하고 유산소운동 후 단백질 음식을 안 챙겨 먹었다. 지방이 아니라 근육만 4㎏ 정도 뺐다”고 털어놨다.

종방 후 김혜수(52)는 유선호와 나눈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공개했다. 유선호가 “어마마마 계성이 보내기 싫어요”라고 하자, 김혜수는 “계성 그 자체로, 그의 성장과 유선호의 성장은 정말 멋졌어! 그걸 지켜볼 수 있어 감동이었어요”라고 격려했다. “선배님이 첫 촬영 때부터 잘 챙겨줬다. 나에 관해 검색을 많이 해본 것 같았고, ‘이 작품 잘 봤다’고 해줘서 감사했다. 나도 편하게 다가갔고, 빨리 소통하며 감정 교류를 할 수 있었다”며 “선배님은 조언을 많이 해주기 보다, 내가 하는 연기를 존중해줬다”고 돌아봤다.



“16부 엔딩 때 계성대군이 엄마를 떠나지 않았느냐. 당시 선배님이 많이 울었다. 담담하게 ‘엄마 저 떠나가요’ 하고 싶었는데,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선배님이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울어서 나도 덩달아 눈물, 콧물 다 흘렸다. 그 신 촬영이 끝나고 선배님이 ‘거짓 없이, 진실 되게 연기해서 좋았다’고 했다. 다섯 아들 중 누굴 가장 애정한 것 같냐고? 나 아닐까. 특히 나랑 선배님은 애틋한 느낌이 조금 더 있다. 캐릭터 자체가 아픈 손가락이었고, 감정적인 대화를 많이 나눠서 정말 애틋하다.”

유선호는 이번이 첫 사극 출연이다. 연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같지만, “한복을 입으니 행동이 제한되는 부분이 있었다. 현대극과 말투도 달랐다”며 “승마를 배웠는데, 다리가 후들거려서 다음날 못 일어났다. 자랑이지만, (대군 중에) 내가 제일 말을 잘 탔다. 마지막에 PD님에 ‘계성이는 대역없이 가자’고 할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대군 역의 문상민(22), 윤상현(20), 강찬희(20) 등이 또래여서 더욱 돈독해 졌을 터다. “어제도 연락했고 ‘시간 되는 날 보자’고 했다”며 “지난번에 (문)상민 형이 밥을 사서 다음엔 내가 사기로 했다. 근데 생각보다 상민 형이 더 잘 돼서 ‘형이 사라. 나 안 산다’고 했다. 상현이는 ‘’1박2일‘이 사야지’, 상민 형은 ‘올리브영 모델(윤상현)이 사야지’라며 장난쳤다”고 웃었다.

최근 유선호는 KBS 2TV 예능물 ‘1박2일’ 시즌4 멤버로 합류했다. 첫 촬영을 마쳤고, 11일 방송에 등장할 예정이다. 배우 나인우(28)와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만큼, 1박2일 합류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다. “안 그래도 그 부분을 걱정했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먼저 제작진이 나를 보고 싶어 했고, 오히려 ‘같은 회사인데 문제 안 되겠지?’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사실 1박2일이 누구를 꽂는다고 해서 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지 않느냐. 정말 많은 분들을 미팅했다고 하는데, 슈룹 덕분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1박2일은 어렸을 때부터 즐겨보던 마음 속의 1등 프로그램이다. 근데 내가 나간다고 하니 얼떨떨하더라. 고민, 걱정할 시간도 없이 첫 미팅하고 집 가는 길에 ‘함께 하자’는 얘기를 들었고, 3~4일 뒤에 바로 촬영을 갔다. 다들 반겨주고 예뻐해줬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최근 방송은 잘 못 봐서 촬영 가기 전날까지 정주행했다. 인우 형과는 연습생 때 2년 정도 같이 살았다. 확실히 형이 있어서 든든했다. 한 달에 두 번씩은 여행을 같이 다니니 더 가까워질 것 같다.”

유선호는 2017년 엠넷 오디션 ‘프로듀스 101’ 시즌2로 얼굴을 알렸다. 그해 웹드라마 ‘악동탐정’을 시작으로 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2018~2019) ‘언더커버’(2021) ‘우수무당 가두심’(2021) 등에서 실력을 쌓았다. 가수 연습생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연기자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나 봤더니 1년에 두 세 작품은 꼭 했더라. 하나하나 도전이었다. 그 도전을 해낸 것 같아서 뿌듯하고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며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슈룹을 통해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잘 해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예전보다 성숙해진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진정성이 깊어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연기자로 쭉 가기로 마음 먹었다. 지금 당장 앨범을 발표한 계획은 없지만, 내 캐릭터 메인 테마곡을 부르는 게 목표다. 전작(우수무당 가두심) OST를 부르긴 했다. 누구보다 역할 공부를 많이 하니 그 감정을 잘 알 테고, 노래로 표현했을 때 더 와 닿지 않을까. 내년이면 데뷔 7년 차인데, 한 번도 멘털이 무너진 적은 없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은 덕분이다. 사랑 받으면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줬다. 그 힘으로 버티고 이겨내는 것 같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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