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살아있네!” 부산 보랏빛으로 물들인 BTS…공짜표 80만 원에 파는 암표상도 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6일 11시 17분


코멘트
15일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에서 ‘다이너마이트’를 부르고 있는 BTS. 빅히트 뮤직 제공

“나 부산 살았다 아이가!”(정국)
“마 살아있네~”(제이홉)

7만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의 보랏빛 물결이 부산을 물들였다. 15일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을 보기 위해 전세계 아미가 부산으로 몰려든 것. 경기장에만 5만5000여 명이 운집했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연이 생중계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과 해운대해수욕장에는 1만5000여 명이 모였다.

오후 6시 ‘마이크 드롭’으로 포문을 연 BTS는 예정됐던 90분을 훌쩍 넘긴 140분 동안 앵콜곡 ‘봄날’까지 총 19곡을 소화했다.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팬부터 슈가의 솔로곡 ‘대취타’의 뮤직비디오 속 한복, BTS가 디자인한 잠옷을 입은 해외 팬들까지 열기를 더했다.
● “고향 부산에서 아미와 함께라니… 실감 안나 뇌정지 왔다”

부산 콘서트 무대에 선 BTS. 빅히트 뮤직 제공

BTS는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출연료를 받지 않고 공연을 진행했고, 티켓도 무료로 배포됐다. 공연을 주최 및 주관한 하이브는 최소 70억 원 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네이버, 롯데, 현대 등 16개 업체의 후원을 받았다. 제이홉은 “오늘 공연이 부산을 더 알리고 박람회 유치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리더 RM은 “부산에서 콘서트를 하는 것이 3년 만이다. 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뜻깊은 공연에 함께 하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부산이 고향인 정국은 “고향인 부산에 와서 많은 아미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게 실감이 안나 뇌정지가 왔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지난해 11월~올해 4월까지 이어진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투어 공연과 완전히 달라진 세트리스트는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6월 발표한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에 수록된 신곡 ‘달려라 방탄’을 최초로 공개했고, BTS 멤버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마 시티’도 선보였다. 고향이 부산인 지민은 “부산에서 하는 공연인데 이 곡을 빼놓을 수 없었다. 웰 컴 투 마이 씨티!”를 외쳤다.

15일 콘서트가 끝난 뒤 BTS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사진. ‘변화는 많았지만 변함은 없는 우리’라는 슬로건이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오후 7시30분 예정된 공연이 끝난 뒤 팬들은 아미밤을 흔들며 파도타기를 했고, 7분 간 BTS를 연호했다. 귀가 먹먹할 정도의 환호와 함께 오후 7시 40분경 보라색 후드를 입고 등장한 BTS는 마지막까지 팬들과 호흡했다. 뷔는 무대 아래로 내려가 관객으로부터 ‘변화는 많았지만 변함은 없는 우리’가 적힌 플랜카드를 건네받았고, 진 역시 플랜카드의 문구를 확인하기 위해 객석으로 가까이 다가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 “80만 원에 판다” 암표상도 등장

현장에서 티켓을 판매하는 암표상도 있었다. 통신사 이벤트에 당첨된 티켓을 팔기 위해 경기장에 온 남성은 “현장 직거래를 하려고 두 시간 운전해서 왔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기름값까지 포함해 80만 원에 티켓을 올렸는데 두 명에게 연락이 와 50~60만 원에 네고(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에는 20~30만 원에 티켓을 판매하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초대권 두 장을 각 3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게시자는 기자에게 “한 장은 30만 원에 팔렸다. 남은 한 장은 50만 원에 팔겠다”고 말했다.

15일 공연이 열린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밖. 발권 2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5만여 명의 관객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빅히트 뮤직 제공

입장권 교환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발권 시간인 오전 11시보다 두 시간 앞선 오전 9시부터 발권받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오전에만 1만 명 이상이 몰리면서 발권을 받으려는 사람들과 발권 뒤 나오는 사람들이 뒤섞여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공연을 보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는 이나 루트피(37·여)는 “오전 9시 반에 왔는데 발권 받는데 3시간이 걸렸다. 발권을 어디서 받는지 안내하는 사람이 안보였고, 표지판도 부족했다.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15일 부산 콘서트 무대에 오르기 전 BTS. 2013년 활동을 시작해 데뷔 10년차를 맞은 BTS는 “이제 믿음이 중요한 시기다. 10년, 20년 넘어서도 계속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빅히트 뮤직 제공

BTS는 ‘완전체’ 활동이 당분간 어려울 것에 대해 분명히 했지만 “70살까지 함께 하겠다”(지민)는 약속을 재차 전했다. BTS의 맏형 진은 올해 만 30세로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입대해야 한다. 진은 “잡혀 있는 콘서트는 이게 마지막이라서 ‘다음 콘서트는 언제 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이 감정을 많이 담아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RM은 “저희 앞에 무슨 일들이 펼쳐지더라도 저희를 믿어 주신다면 굳건히 이겨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어떤 사람들은 방탄소년단이 이제 나이 들었다고 하죠. 10년이 뭐야. 20년, 30년 계속 이 자리에 있을게요. 우리 한 번 같이 늙어봅시다.”(슈가)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