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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거짓말 못하게된 도지사, 입 열때마다 막말…익숙한 웃음 장착한 ‘정직한 후보2’

입력 2022-09-27 13:40업데이트 2022-09-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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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국회의원을 지낸 주상숙(라미란)은 관운을 타고난 듯하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뒤 고향 어촌마을에서 생선을 손질하며 살아가지만, 관운은 그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바다로 추락한 트럭에 갇힌 청년을 구한 것을 계기로 주상숙은 시민 영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이에 힘입어 강원도지사에 당선된다. 어렵게 재기한 그는 깨끗한 도정을 꾸리겠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금세 초심을 잃고 연임에 목매며 주목받을 수 있는 일만 찾아다닌다. 그런 그에게 초자연적인 일이 벌어진다. 갑자기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 것. 대외적, 의례적 발언을 할 수 없게 된 그는 입을 열 때마다 막말과 솔직한 말이 튀어나온다. 그때마다 지지율은 곤두박질친다. 주상숙은 과연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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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봉하는 영화 ‘정직한 후보2’는 2020년 2월 개봉해 라미란에게 코미디 영화 출연 배우로는 이례적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정직한 후보’의 후속편. 부패한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흐름은 전편과 같다. 달라진 게 있다면 속편에선 국회의원 시절부터 그를 보좌해온 오른팔 박희철 비서실장(김무열)까지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것. 주상숙이 쏟아내는 막말을 수습하는 역할을 하던 그마저 같은 신세가 된다는 새로운 설정은 속편의 웃음 포인트다.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코미디 여왕으로 등극한 라미란이 이번엔 또 얼마나 웃길 것인가 하는 것. 자기 입을 틀어막거나 명상 음악을 들으며 귀를 막는 등 튀어나오는 막말과 솔직한 발언을 봉쇄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라미란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는 웃음을 끌어내는 일등 공신이다. 라미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편에 이어 속편 주인공을 맡은 것에 대해 “나만큼 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나 없이 할 거면 제목을 바꿔야 하지 않나 싶었다. 그 정도로 책임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 연기의 비결은 없는 것 같다”며 “내가 재밌다고 한 것들을 안 좋아해 주실 때도 있고, 별 생각 없이 한 걸 좋아해 주실 때도 있다.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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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역시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설정이 더해지고 주변 인물 캐릭터 몇몇이 새롭게 등장하는 것 외에 전편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 건 아쉬운 부분. 주상숙이 부패할 대로 부패했다가 거짓말을 못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정의의 사도가 되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설정 역시 그대로다. 전편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 만큼 다음 이야기가 쉽게 예측된다. 영화 속 악역들의 악한 면모와 부정부패를 드러내는 방식은 일차원적이다. 풍자의 칼날은 다소 무디고 그 깊이는 전편이 비해 얕아졌다. 라미란의 연기 역시 전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같은 익숙함이 식상하게 받아들여질지, 웃음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로 반갑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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