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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연극계 “국립극장 자리에 복합문화공간 안돼”

입력 2022-07-06 03:00업데이트 2022-07-06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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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내년 7월 공사착수 방침
오페라 등 공연 확대 여부 마찰
민간 임대형 방식 놓고도 엇갈려
정부가 국립극장(사진)이 있는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옛 기무사 수송대 터(7820m²)에 복합문화공간을 짓기로 한 데 대해 연극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국립극단은 2010년 재단법인화된 후 남산에서 서계동으로 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부터 이 부지에 ‘제2의 예술의전당’을 지어 연극뿐 아니라 뮤지컬 무용 오페라 등 여러 장르를 공연하도록 하겠다고 밝혀왔다. 지난해 12월 문체부는 국회 승인과 기획재정부 심의 등을 거쳐 서계동 부지 개발 사업 기본계획 고시를 냈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연극계는 “서계동 부지는 2010년부터 국립극단이 맨바닥부터 갈고닦아 온 터전”이라며 “멀티플렉스 공연장은 시대 역행의 상징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무용계와 뮤지컬계 등은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반기고 있다.

현재 서계동 부지에 있는 극장은 국립극단 출신 원로 배우 고 백성희 장민호의 이름을 딴 백성희장민호극장(200석)과 소극장판(100석)이다. 내년 7월 복합문화공간 공사가 시작되면 두 극장을 허물고 대극장(1200석), 중극장(500석), 소극장 3개(100석, 200석, 300석)를 지을 계획이다.

쟁점은 연극 아닌 타 장르(뮤지컬, 무용, 오페라 등)도 공연되느냐다. 문체부 관계자는 “극장 수와 객석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지는 만큼 국립극단에도 많은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극계는 “연극 중심으로 운영되며 국립극단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서계동이 활용돼야 한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개발 방식이다. 문체부는 부지를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개발한다. 민간에서 개발비 1244억 원을 들여 시설을 짓고 문체부가 20년간 상환하는 것. 연극계에선 “민간 자본이 투입되면 극장 운영 시 수익형 사업에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문체부는 정부가 소유권을 가졌을 뿐 아니라 운영도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5일 문체부와 범연극인비상대책위원회는 비공개 회동을 갖고 BTL 방식에 대해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합의에 이를 때까지 비대위와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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