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연 전 헌법연구관, 시집 3권 펴내…6년간 짓고 번역한 267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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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연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60)이 퇴직 후 6년간 짓고 번역한 시를 3권의 시집으로 엮어 펴냈다. 그가 이달 1일 펴낸 시집은 총 3권. ‘혁명의 기원’ ‘겸허한 사랑’ ‘아름다운 산행’(채문사)이 주인공이다.

황 시인은 연세대에서 헌법학 박사학위를 받고 20여 년 동안 헌법학자로 활동했다. 시에 대한 꿈을 품다 2005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시인이 됐다. 그가 시인으로서 활동하는 필명은 황두승. 그는 필명으로 2015년까지 4권의 시집을 냈다.

‘혁명의 기원’에는 인생과 사회를 폭넓게 성찰한 시 81수가 담겨있다. 그가 말하는 ‘혁명’은 정치·사회적 혁명이 아니라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면서도 안전장치로 심어놓은 양심’을 본래대로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시인의 말’에 “인간의 ‘양심’을 인공지능은 부여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으로부터의 위협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겸허한 사랑’은 동서양의 명시 132수를 직접 번역하고 원문도 함께 수록한 시집이다. 정약용·이이·박은 등 조선시대 학자들의 시와 두보·백낙천·왕마힐 등 중국 시인들의 시가 다수 실려 있다. 또 영어권의 휘트먼·예이츠, 독어권의 하이네·괴테·헤세, 독일연방헌법재판소 판례에도 등장했던 브레히트의 시, 철학자 헤겔이 시인 친구인 횔덜린에게 헌정한 시도 수록됐다.

‘아름다운 산행’에는 산을 좋아하는 그가 국내와 해외 산들을 오르면서 쓴 시 54수가 실려 있다. 그는 “산행하면서 마음껏 그리워하기도 하고, 모든 상처의 슬픔을 날려 버리기도 하고, 희망의 기다림 속에 쌓이는 고뇌와 고통과 고독일랑 떨쳐 버리자고 할 때, 산행을 함께 하는 도반(道伴)이 필요하다”며 “그리움도 슬픔도 고독도 품어주는 산은 한국인의 생명을 품고 치유하는 시공의 자궁”이라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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