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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3600권의 꿈이 생겼어요…서산에 100번째 작은도서관 개관

입력 2021-11-29 10:21업데이트 2021-11-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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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 작은도서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 개관한 ‘운산 작은 도서관’-작은도서관에 날개를‘시리즈.이번에 세워진 운산작은도서관은 ’작은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이 세운 100번째 도서관.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5일 충남 서산시 운산면의 ‘운산작은도서관’. 손을 꼭 붙잡고 이곳을 찾은 한 노부부가 출입구 인근에 세워진 도서관 특강 안내문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이날 문을 연 운산작은도서관은 개관을 기념해 성인을 위한 인문학 강의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 만들기 강의를 마련했다. 인문학 강의에 참석할 생각이라는 주민 신순분 씨(68·여) “책을 좋아하지만 주변에 도서관이 없어서 매번 구매하다 보니 책이 집에 1000권 넘게 쌓였다. 우리면에 책도 보고 공부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니 황홀하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대표 김수연 목사)이 100번째 작은도서관을 개관했다. 운산작은도서관은 이 법인과 운산면이 주관하고 KB국민은행과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김 대표는 “처음 작은도서관을 짓기 시작할 때는 100호 정도가 마지막이 될 줄 알았는데 소중한 일을 오랫동안 하게 돼 기쁘다”며 “책이야말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매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국민 독서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도서관 건립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진영 KB국민은행 브랜드 ESG그룹 대표는 “물질과 정신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게 우리의 포부”라며 “101호부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1000호점까지 달리겠다”고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도서관은 과거 서산소방서 의용소방대 사무실로 이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단장했다. 1층에 3600여 권의 책이 비치됐고 2층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이 있다. 2층에는 강연 등 각종 문화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실과, 어린이들만을 위한 독서와 놀이공간도 마련됐다. 개관을 맞아 이곳을 찾은 윤효림 양(8)은 “그동안 아빠가 집에 사 오신 책만 봐야 해서 아쉬웠는데 여기에는 만화책뿐 아니라 역사책과 동화책까지 다양한 책을 볼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윤빛나 양(8)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엄마, 아빠가 책을 읽으라고 하시면 귀찮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린이실에서 친구, 동생들과 놀며 책을 읽다 보니 책이 재밌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 곳은 학교 도서관을 빼면 운산면의 유일한 도서관이다. 그동안 학생이 아닌 일반 주민들이 책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도서관을 찾은 주민 장찬순 씨(55)는 “운산면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았는데 도서관이 들어선 것은 처음 본다”며 “자녀들도 책을 보려면 30분 이상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 책을 사야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주민들은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점에서도 도서관을 반겼다. 주민 조무성 씨(53)는 “그 동안 50, 60대들이 퇴근하고 함께 어울릴만한 곳이 식당이나 술집 밖에 없어서 나처럼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시간을 보낼 곳이 없었다. 앞으로 퇴근 후에 자주 들를 생각”이라고 했다. 운산작은도서관 인근에는 초등학교 2곳,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각각 1곳씩 위치해 학생들에게도 좋은 놀이터가 될 전망이다. 운산초 학생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장명숙 운산초 돌봄전담사는 “둘러보니 공간이 안전하고 알차게 단장돼 있어 돌봄 시간에 종종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산=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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