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극장가 ‘공포영화 풍년이오~’

손효주 기자 입력 2021-09-24 03:00수정 2021-09-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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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맨-화이트데이-경고-디스트릭트 666
22일 개봉한 ‘캔디맨’과 다음 달 개봉할 예정인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 ‘경고’(위 사진부터). ‘가을 공포 영화’가 줄줄이 개봉하며 ‘공포영화=여름’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유니버설픽처스·제이앤씨미디어그룹·제이브로 제공
올가을 극장가에 공포영화 풍년이 들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미국 영화 ‘캔디맨’ 개봉을 시작으로 한국 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 영국 영화 ‘경고’, 캐나다 영화 ‘디스트릭트 666: 영혼의 구역’(가제)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첫 테이프를 끊은 ‘캔디맨’은 영화 ‘겟아웃’ ‘어스’로 흑인 차별 문제를 다루며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조던 필 감독이 공동 각본과 제작을 맡은 작품. 거울을 보고 ‘캔디맨’이라고 다섯 번 부르면 나타나는 흑인 남성 살인마 ‘캔디맨’ 이야기를 다룬다. 1993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에서 소재를 가져왔다. 영화 속 시대 배경은 현재 시점에 맞게 재구성했지만 흑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점은 같다. 영화는 죽음을 부르는 사나이 캔디맨이 세상에 나타나게 된 원인은 흑인 차별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공포라는 장르를 빌려 뿌리 깊은 사회 문제를 은유해내는 필 감독의 특기가 빛을 발한 것.

다음 달 6일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가 개봉한다. 영화는 올해 발매 20주년을 맞은 국산 PC 패키지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을 원작으로 한다. ‘사일런트 힐’ ‘수퍼소닉’ ‘몬스터 헌터’ 등 게임이 원작인 해외 영화는 많았지만 한국 영화로는 이례적이다. 이 작품은 기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악령으로부터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사투를 그린 공포 판타지물로 고등학교가 배경이다. 10, 20대를 겨냥한 학원물이 귀해진 시기여서 이들의 관심을 얼마나 이끌어낼지가 흥행의 관건이다.

‘밀실 공포물’을 표방한 ‘경고’는 친구의 부탁으로 고액을 받고 친구의 조카를 돌봐주기로 한 남자가 신경쇠약에 걸린 소녀와 외딴섬의 미로 같은 집에 살며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개봉일은 다음 달 20일로 잠정 결정됐다. 다음 달 말∼11월 초 선보일 ‘디스트릭트 666: 영혼의 구역’은 코마 상태로 발견된 엄마의 뇌에 자녀가 접속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SF공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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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여름영화’라는 통념과 달리 공포영화가 가을에 연이어 개봉하는 이유로 여름 영화시장엔 저예산 B급 영화가 다수인 공포영화가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 올여름엔 텐트폴(많은 제작비와 유명 배우 출연 등으로 큰 흥행을 기대하는 작품)로 분류되는 ‘모가디슈’ ‘블랙 위도우’ ‘싱크홀’ ‘인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 국내외 대작들이 개봉하면서 공포영화가 경쟁 대열에 끼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추석 연휴 이후에 개봉하는 방식을 택해 ‘비수기 잭팟’을 노린다. 특히 개봉일을 10월 중순 이후로 잡은 작품들은 공포영화의 주 관객층인 중고교생과 대학생의 중간고사가 끝나는 점을 고려했다. 10, 20대 관객들의 입소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시점을 겨냥한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공포영화는 여름’이라는 공식은 여름 영화시장이 블록버스터 영화로 포화되면서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됐다”며 “향후 블록버스터 개봉이 덜 집중되는 시기인 봄이나 가을을 노린 ’공포영화 틈새 개봉’이라는 새로운 공식이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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