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같은 공연 “마음 비워 줍니다”

김기윤 기자 입력 2021-07-22 03:00수정 2021-07-22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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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위 객석서 앰비언트 음악 감상
“팬데믹 시대, 치유의 예술 전할 것”
서울남산국악당 23, 24일 열려
19일 서울 중구 서울남산국악당 연습실에서 만난 아티스트 윤숙영, 카야, 나무령(왼쪽부터). 모두 90년대생인 이들은 “머리, 몸이 더 무거워지기 전까지 예술가로서 더 새로운 실험들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것은 공연인가, 명상인가.

무대 위에 오른 3명의 퍼포머는 마치 수양을 하듯 시종일관 차분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품을 지그시 바라보다 정성스레 어루만지며, 책 속의 한 구절을 도인처럼 읽기도 한다. 무대 한가운데 향도 피워놓고 이따금 싱잉볼도 연주한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 설치된 30석 규모의 객석에 앉아 ‘앰비언트 사운드(편안한 환경 음악)’를 감상하고 명상한다. 퍼포머 3인은 말한다.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가셔서 부디 편히 주무셨으면 좋겠다고.

23, 24일 서울 중구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열리는 ‘새로운 명상법: Tradirapy’는 명상과 공연의 중간쯤에 있는 독특한 무대를 구현한다. 공연명은 전통(Tradition)과 치료(Therapy)를 합친 말. 관객이 뭔가 보고 듣고 채우는 여느 공연과 달리 비워내는 데 초점을 뒀기에 ‘공(空)연’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을 꾸민 이들은 해금 연주자 나무령(본명 김남령·30), 앰비언트 사운드 작가 윤숙영(27), 비주얼 디자이너 카야(본명 김지영·30) 3인이다. 19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 만난 이들은 “물, 빛, 공기 등 자연에서 얻은 여러 느낌을 시각화, 청각화했다. 관객들이 평온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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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비언트 뮤직을 활용한 공연은 흔치 않다. 편안한 소리를 음악으로 즐기려는 이들은 주로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찾는다. 나무령은 “듣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매체들에 우린 항상 노출돼 있다”며 “공연장에서라도 마음을 비워내길 바란다. 쓰레기통을 탈탈 털어 비우는 느낌보다는 분리수거하듯 마음을 정리하는 느낌에 가깝다”고 했다. 카야는 “명상이 ‘멍 때리기’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데 저희는 우리 자신에게 집중할 시공간을 제공한다”고 했다.

참신한 무대를 반기는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이들의 공연은 실험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카야는 “저희 공연이 지루하진 않을지 불안감과 싸운다”고 했다. 게다가 관객이 체험할 흥미 요소를 더하고 싶어도 팬데믹으로 무대 위 모든 걸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이들이 6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을 통해 실험한 ‘온라인 음감회’에서의 반응은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고. 윤숙영은 “평소 제 음악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듣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관객들이 저희 음악을 진지하게 듣는 모습을 지켜보니 울컥하면서 자부심도 생겼다”고 털어놨다. 전공 분야는 달라도 “서로의 색을 ‘레이어드’하듯 더한다”는 이들은 앞으로도 현대인에게 “치유의 예술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세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개운함을 얻어가기 바란다”고 했다. 전석 2만5000원, 16세 이상.

김기윤 기자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윤숙영#카야#나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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