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 호른의 ‘숨어있는’ 색깔 보여드리죠”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7-05 03:00수정 2021-07-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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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필하모닉 호른 수석 김홍박
17일 예술의전당서 3년만에 리사이틀
‘게슈토프트’ 기법 등 다양한 음색 선봬
“게임하듯 소리 찾아가다보니 호른에 빠져”
3년 만의 리사이틀 ‘컬러스’에서 호른이 가진 다양한 음색과 주법을 펼쳐 보일 호르니스트 김홍박. 목프로덕션 제공
“부드럽고 감싸는 듯한 호른 소리에 빠져서 호르니스트가 됐지만, 그밖에도 호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색깔은 많습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 그 다양한 색깔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한국 금관악기계 간판 스타인 호르니스트 김홍박(39).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호른 수석으로 활동 중인 그가 3년 만에 리사이틀을 갖는다.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컬러스(Colors·색채들)’란 제목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2009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갖는 네 번째 무대다. 그가 단원으로 있는 실내악 앙상블 ‘클럽M’의 리더 김재원이 피아노를 맡는다.

“예전 세 번의 리사이틀에서는 선율미가 풍부한 낭만주의 작품 위주로 프로그램을 꾸렸죠. ‘이 악기로 훨씬 다양한 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는데’라는 아쉬움이 늘 남았습니다.”

이번에 연주할 곡들은 라디오 클래식 FM의 출퇴근 시간대 프로그램들에서 쉽게 들을 듯한 작품들이 아니다. 오이겐 보차의 ‘정상에서’에선 약음기를 끼거나 손으로 나팔(벨)을 막는 ‘게슈토프트’ 기법 등을 통해 호른의 다채로운 음색을 선보인다. 키르히너의 ‘세 개의 시’에선 남성적인 소리를, 힌데미트의 호른 소나타에선 다양한 리듬의 묘미를 펼쳐내고 여성 작곡가 비녜리의 소나타에선 호른의 넓은 음역을 들려준다고 그는 설명했다. 여기에 드레제케의 ‘로만체’처럼 호른의 따스한 음색을 간직한 낭만주의 곡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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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8세의 나이로 동아음악콩쿠르 호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킨 그는 2015년 오슬로 필하모닉 호른 수석으로 선임됐다. 이 악단은 2018년 당시 22세에 불과했던 핀란드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를 차기 수석지휘자로 임명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해 취임한 메켈레는 어떤 지휘자인지 물어보았다.

“지휘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죠. 깊이와 여유가 있고, 세밀하고 부드럽게 지시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뜻하는 방향을 확실히 표시하죠. 단원 개개인의 내면에 있는 음악을 잘 끄집어내요. 현명하게 악단을 잘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나이를 잊게 만드는 성숙한 음악가입니다.”

김홍박은 어릴 때 성악가를 꿈꿨고 조기유학을 희망했지만 “자라면서 목소리는 자주 변한다”는 부모님의 염려로 대신 호른을 시작했다.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게임하듯이 풀어가다 보니 호른에 빠지게 됐죠. 재미있었어요.”

호른은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로 소개됐다. 유수의 교향악단 연주에서도 속칭 ‘삑사리’가 종종 들리곤 한다. “연습할 때는 실수가 없다가도 콘서트에서 긴장하면 실수가 나오는 게 호른입니다. 긴장을 풀고 음색과 표현에 집중하면 완성도도 높고 실수도 없는 연주가 나오죠. 다른 악기 단원들도 호른이 실수하면 눈치를 안 줘요. 그러는 게 더 결과가 좋거든요.”(웃음) 3만∼4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호르니스트 김홍박#3년만에 리사이틀#컬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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