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감염 댄스’로 영화계 뒤흔든 남자

김기윤 기자 , 이지윤 인턴기자 연세대 UIC 경제학과 졸업 입력 2020-10-13 03:00수정 2021-06-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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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단편영화 ‘유월’ 이병윤 감독
춤과 유쾌한 음악으로 풀어내
유튜브 조회수 320만 뷰 기록
안무가 경력 댄스영화에 도움
이병윤 감독은 “영미권의 ‘뽀뽀뽀’ 같은 1980년대 아동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혜림 선생님!” “뭐 어때요.” “괜찮아요.”

단편 영화 ‘유월’에서 주인공 ‘민유월’(심현서)의 대사는 딱 세 마디다. 넌버벌 댄스 영화를 표방한 이 작품에서 유월은 자신을 혼내기만 하던 선생님을 위로하듯 이 말을 건네고 함께 춤을 춘다. 25분 길이의 영화에서는 발랄한 안무, 장난기 가득한 표정 연기, 유쾌한 음악이 대사의 빈자리를 채운다.

초등학교에 ‘댄스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그린 ‘유월’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320만 회(12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참신한 발상이 돋보이는 이 작품을 만든 이는 영화감독 겸 안무가 Beff(이병윤·32)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를 졸업하고 2014년 단편 영화 ‘굿 터치’를 연출했다. 류성룡 염정아 주연으로 12월 개봉하는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안무 감독으로 참여했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6일 만난 그는 “15만 뷰만 나와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유튜브에서 터져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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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넌버벌 댄스 영화는 흔치 않다. 엄밀히 말해 무성 영화나 뮤지컬 영화에도 속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극장이 아닌 유튜브를 타깃으로 삼았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연 심현서 군이 주인공을, 무용수 최민이 선생님 역을 각각 맡았다. Beff는 “안무가, 무용수, 배우들을 찾아다니며 일반 영화와 다른 결의 댄스 영화라는 걸 설명하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댄스 영화도 진짜 영화인가’라고 자문하며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미디어의 형태와 경계가 부서지는 시대인 만큼 도전해 꼭 답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초반 학생과 교사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처럼 기괴하게 몸부림친다. 이들의 움직임이 차츰 음악과 어우러지고 서로를 이해하며 유려한 춤으로 변한다. 직접 시나리오를 쓴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모티브가 됐다. 그는 “학창 시절 장난기가 심해 주인공처럼 문제아였다. 질서에만 목매는 학교를 배경으로 춤이 세대 화합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안무가로 활동한 경력은 댄스 영화 제작에 큰 자양분이 됐다.

“춤, 동작, 표정은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나아요. 댄스 영화가 흔치 않은 한국에서 ‘유월’이 하나의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는 작품 인기에 힘입어 최근 6∼7분 길이의 ‘유월’ 후속작 촬영을 마쳤다. ‘유월’의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이 성장해 가상의 전염병이 퍼진 대학교에서 춤을 추는 이야기를 담았다. 첫 장편 영화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모두 어려운 시기지만 아픔을 뚫고 나간 경험이 우리를 성숙시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차기작에 담겠다”고 했다.

김기윤 pe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이지윤 인턴기자 연세대 UIC 경제학과 졸업
#단편영화 유월#이병윤 감독#바이러스 감염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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