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겸재 화첩 경매, 아무도 손 들지 않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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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산수화 8점 등 16점 수록
50억서 시작… 3번 호가 끝 유찰

15일 시작가 50억 원으로 경매에 나왔으나 유찰된 보물 제1796호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 중 송유팔현도 부분. 케이옥션 제공
15일 시작가 50억 원으로 경매에 나왔으나 유찰된 보물 제1796호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 중 송유팔현도 부분. 케이옥션 제공
경매에 나온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또 유찰됐다. 15일 서울 강남구 케이옥션 경매에 겸재 정선(1676∼1759)의 화첩인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鄭敾筆 海嶽八景-宋儒八賢圖 畵帖·보물 제1796호)’이 출품됐다. 시작가 50억 원으로 경매에 오른 화첩은 당초 고미술 최고가 거래 기록을 깰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경매사가 3번이나 호가했음에도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2013년 2월 보물로 지정된 이 화첩에는 금강산과 주변 동해안 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 8점, 송나라 유학자를 소재로 한 고사인물화 8점 등 총 16점이 수록됐다. 현재 고미술 작품 중 최고가로 거래된 것은 2015년 12월 서울옥션에서 35억2000만 원에 낙찰된 보물 1210호 조선 후기 불화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이다.

앞서 5월 케이옥션 경매에서도 간송 전형필(1906∼1962)의 후손이 내놓은 금동여래입상(보물 제284호)과 금동보살입상(보물 제285호)이 각각 시작가 15억 원에 출품됐으나 유찰된 바 있다. 이렇게 문화재가 경매에 나오는 것은 소장자의 재정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출품된 겸재 화첩은 우학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이들 작품이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 경매에 나온 것을 유찰의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문화재는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 하지만, 실제 경매에 나올 때는 수요자 등 시장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재가 거래된 경우가 많지 않아 합리적인 기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거래된 문화재 가운데 보물은 18건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경매#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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