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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데… ‘거리 두기’여파, 대세는 모차르트?

입력 2020-06-08 03:00업데이트 2020-06-0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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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경 시향대표-벤스케 감독 회견
소규모 작품 위주로 공연 밝혀
베토벤 연주엔 60∼70명 필요
현상황 간소한 모차르트 곡이 적합
5일 연주자 거리 두기의 지침에 맞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향후 공연 계획을 설명하는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오른쪽)과 강은경 대표.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베토벤 탄생 250주년, ‘뉴노멀(새로운 표준)’은 하이든과 모차르트?”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올해 남은 공연 프로그램을 대폭 변경하며 연주자 사이 거리 두기(최소 1.5m)가 가능한 소규모 편성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향은 5일 저녁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온라인 콘서트 ‘오스모 벤스케의 그랑 파르티타’ 공연에 앞서 강은경 대표이사와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방침을 공개했다.

서울시향은 지난달 29일 연주자 거리 두기 준칙을 적용한 온라인 콘서트에서 모차르트 교향곡 39번을 메인곡으로 선정한 데 이어 이날 공연에서도 하이든 교향곡 94번 ‘놀람’을 메인곡으로 연주했다. 각각 50명 정도의 단원이 연주에 참여했다. 이 준칙을 적용할 경우 연주에 통상 60∼70명이 필요한 베토벤 중기 이후 작품이나 낭만주의 교향곡은 연주 기회를 갖기 힘들어진다.

올해 프로그램 변경에는 출연진 변경이 불가피한 점도 작용했다. 해외 지휘자와 협연자가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하려면 최소 14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 벤스케 음악감독은 “새 프로그램의 지휘자는 음악감독과 수석객원지휘자, 부지휘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협연자도 한국 아티스트와 국내 거주 외국인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향은 이날 △관악 연주자 주변 투명 방음판 설치 △현악 연주자는 1인 1악보 사용 △객석 가장 앞쪽 3열 비워 두기 △거리 두기 좌석제 실시 등의 방침도 밝혔다. 한 자리씩 띄워 앉는 거리 두기 좌석제를 적용할 경우 롯데콘서트홀은 약 840석,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약 1230석이 판매 가능하다. 또 관객이 있는 공연을 준비하되 상황에 따라 온라인 공연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벤스케 음악감독은 무대 위 띄어 앉기가 독일 오케스트라 협회의 연구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시향의 경우 유럽보다 큰 편성의 작품을 연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오케스트라 협회 준칙을 적용 중인 베를린 필하모니의 무대 면적이 172m²,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가 181m²인 데 비해 서울 예술의전당은 270m², 롯데콘서트홀은 약 320m²로 한층 여유가 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도 3일 개최한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바꾸면서 대편성 곡인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 대신 간소한 편성의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으로 바꿨다. 하지만 국내 오케스트라들이 ‘무대 위 거리 두기’를 따라 적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민간 교향악단 관계자는 “단원 고정 임금에 비해 악단이 단원에게 주는 연주료가 큰 경우 규모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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