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58년 한 푸나…아카데미 트로피 몇 개 거머쥘까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9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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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감독상·각본상·편집상등 6개부문 후보
국제영화상 수상 유력...1917과 경합 가능성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도 이목 집중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몇 개의 트로피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각본상·편집상·미술상·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부문까지 총 6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카데미에서의 수상 자체가 대한민국은 물론,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키는 일이다.

그간 한국영화는 아카데미상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1962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감독 신상옥)가 아카데미 문을 처음 노크한 이후 매년 출품됐지만 최종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2018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이 국제영화상 예비 후보에 든 것이 가장 좋은 성과였다. ‘기생충’이 오스카 트로피를 가져가면 한국영화는 58년 만에 한을 풀게 된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오스카에서도 국제영화상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놓고 ‘1917’과 경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작품상과 감독상은 남녀주연상과 함께 아카데미 최고 영예로 꼽힌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는다면 비영어 영화로는 첫번째 수상이 된다.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을 비롯해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가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을 놓고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더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겨룬다. 봉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다면 아시아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미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 등 아카데미 회원들이 직접 수여한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종 투표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됐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이창동·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이병헌·최민식·배두나 등이 아카데미 회원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오스카에서 주목할 또 다른 한국영화는 이승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이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부재의 기억’은 ‘기생충’과 더불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9분 분량의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 소재와 참사의 원인에 집중하는 기존 작품과는 달리 현장의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2014년 4월16일 당시 사고 현장에 집중한다.

생존자와 목격자, 유족 인터뷰뿐 아니라 사건 당시 영상과 녹취록을 통한 생생한 묘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1년 암스테르담 국제다큐영화제 대상 수상작 ‘달팽이의 별’의 이승준 감독은 약 1억3000만원의 제작비를 들여 2년에 걸쳐 완성했다. 제16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조여정, 최우식, 이선균, 박소담, 이정은 등 ‘기생충’ 주역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TV조선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독점 생중계하며, 동시통역사 겸 방송인 안현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MC를 맡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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