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크는 나라…스웨덴 독서율 세계 1위의 비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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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 어릴 적 독서습관이 요인

스웨덴은 국민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3년 16~65세 성인을 대상으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의 독서율 평균은 85.7%로 세계 1위다. 전 국민의 85.7%가 일 년에 1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는 얘기다. 한국인의 평균 독서율은 74.4%로 OECD 평균(76.5%)에 가깝다. 1권 이상이라는 표본 수치가 추상적이기 때문에 이를 인구대비 1인당 몇 권의 책을 읽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스웨덴은 전 연령대에 걸쳐 여성의 독서율이 높다. 여성의 독서율은 90% 전후로, 55~65세의 독서율은 무려 93.4%에 이른다. 하루 종일 책을 끼고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터다. 같은 연령대의 우리나라 여성 독서율 49.8%와 대조를 이룬다.

남성의 독서율은 전 연령대에 걸쳐 80%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55~65세 남성의 독서율도 78.2%로 우리나라의 52.4%에 비하면 약 26%p 높다.

스웨덴 정부의 문화 정책과 많은 공공도서관이 국민의 독서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아동문학이 크게 발달한 것도 독서율 세계 1위의 비결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이 쓴 동화 ‘말광량이 삐삐’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광량이 삐삐’는 원래 린드그렌이 딸에게 자장가 대신 들려주던 이야기였다. 동화는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고, 린드그렌은 삐삐시리즈를 두 권 더 냈다. 동화의 원제는 ‘삐삐 롱스타킹’이다. 말괄량이 삐삐는 70가지 언어로 번역돼 60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현재 스웨덴 초·중학교 도서관에는 거의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 비치돼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말광량이 삐삐’는 스웨덴 어린이의 자부심이고 그 아이들은 삶이 흥이로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체감하는 것이다.

우리도 ‘북스타트’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그건 어떤 타성이나 권유에 의한 독서라는 측면이 강하기에 얼마나 자발적인지는 알 수 없다.

9월 26~29일 열린 ‘예테보리 도서전’에서도 스웨덴 국민들의 책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이 관람객들이 대거 전시장을 찾았다. 문학 작품뿐 아니라 그림책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스웨덴 작가 카린 뉘고츠는 “스웨덴에는 공공도서관이 정말 많다. 스톡홀름 내의 도서관들은 모두 지하철역에서 30분 이내에 위치하고 있다”며 “서점이나 도서관에 사람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책을 안 보는 건 아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주로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나 휴가지에서 많이 읽는다”고 전했다.
기술의 발달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출판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자책, 오디오북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전세계적으로 독서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도 스웨덴 국민의 독서율이 높은 것은 주목할 일이다. 거리 곳곳에서도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스웨덴은 도서관이 잘 되어있고 이용률도 높다”며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다보니 전반적으로 독서율이 높다. 날씨가 춥다보니 야외보다 실내 활동을 선호한다. 학교 교육도 우리나라처럼 교과서 위주로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다. 교육제도가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책 읽기를 싫어지게 만드는 교육과정이고 보면 독서 생활화나 어른이 되어서 독자로서 성장하는 게 어려운 환경이다. 독서는 마음의 여유와 연관성이 깊다. 생활의 여유가 없이 살다보니 책을 읽을 여유도 부족하다. 그 결과로 나타난 지표가 독서율이다. 백 대표는 “좀 더 여유가 있는 삶, 어릴 적부터 책과 친숙한 환경에서 살면 독서지표가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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