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침략-내전의 아픔… 사회적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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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와 사회치유/전우택, 박명림 외 지음/416쪽·2만 원·역사비평사

약소민족으로 주변국과 외세로부터 끊임없이 침입을 받았고, 현대에 들어서는 이념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민족끼리 총칼을 들었던 슬픔을 겪었다. 우리나라와 흡사한 역사를 가진 나라. 유럽의 북아일랜드와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다.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회 갈등과 트라우마. 그리고 이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두 나라의 모습을 연세대 연구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책 속에 담아냈다. 의학, 인문학, 사회과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진이 참여해 다양한 시각으로 사회 치유의 방법을 소개한다.

위치적으로 아일랜드섬에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영국에 속해 있는 북아일랜드는 1000여 년간 민족주의 성향의 구교도와 통합주의를 택한 신교도의 갈등이 끊임없었다. 현대에 들어서는 1968년부터 30년간 무려 시민 3500명이 같은 민족에게 목숨을 빼앗기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후 1998년 ‘성금요일 협정’을 맺으며 외형적으로는 평화를 찾았지만,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언제나 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늘 사회 전반에 남아 있었다.

이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예술’과 ‘교육’이었다. 여러 비정부기구(NGO)들이 나서 트라우마를 공유할 수 있는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자신의 아픔을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은 예술작품으로 표현하는 공간 등을 만들었다. 또 종교별로 학생을 나누지 않는 ‘통합학교’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며 과거의 아픔을 자연스럽게 극복하려고 노력 중이다.

1976년부터 3년간 200만 명의 시민이 잔혹하게 죽어가야 했던 ‘킬링필드’의 비극을 가지고 있는 캄보디아. 이들이 택한 치유 방법은 재판을 통한 정의 회복이었다.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2006년 ‘유엔 캄보디아 특별재판부’를 설립해 킬링필드 당시 자행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절차적 정의를 지키며 단죄하고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트라우마#전우택#박명림#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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