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물렀거라!”… 가족끼리 연인끼리 ‘한강 피서’ 떠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8일 03시 00분


[어반 라이프]‘2018 한강 몽땅 축제’ 8월 19일까지 열려

21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행사에 참가한 40여 대의 푸드 트럭들이 줄지어 서있다. 동서양 요리, 전통 음식, 떡볶이, 꼬치 등 각종 창의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2018 한강몽땅 축제’는 다음 달 19일까지 열린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홍보팀 제공
21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행사에 참가한 40여 대의 푸드 트럭들이 줄지어 서있다. 동서양 요리, 전통 음식, 떡볶이, 꼬치 등 각종 창의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2018 한강몽땅 축제’는 다음 달 19일까지 열린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홍보팀 제공
시원한 강바람, 코끝을 간질이는 치킨과 꼬치 냄새, 강 옆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음악가들이 흥겨운 재즈를 연주하고 연인들의 속삭임은 달콤하다.

21일 저녁에 찾은 서울 반포한강공원은 파리의 센강변이나 어느 유럽 도시의 공원 못지않게 활기차고 낭만적이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시민, 스케이트보드, 조깅, 단체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저마다 자유롭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는 공간. 더위가 무색하게 부둥켜안고 떨어지지 않는 연인들, 준비해온 조명과 캠핑용품, 텐트를 쳐놓고 럭셔리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특히 이날 반포대교 남단 달빛광장에서는 꼬치, 스테이크 등을 창의적으로 즉석에서 조리해서 파는 푸드트럭 수십 대가 먹거리 향연을 펼쳤다. 목걸이 모자 등 젊은 아티스트들이 만든 개성 넘치는 물건을 파는 야시장도 열리고 있었다.

멀리 떠나는 휴가도 좋지만 항상 휴가를 내서 떠날 순 없다. 그럴 땐 한강으로 가자! 돈도 적게 들고 대부분 프로그램은 번거롭게 예약할 필요도 없다. 한강 전역 공원에서는 20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2018 한강 몽땅’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음악, 영화, 수상레포츠, 낚시, 먹거리 등 온갖 종류의 축제가 80여 개 프로그램과 함께 열리고 있다.


○ 시네마 퐁당과 다리 밑 영화제


다음 달 1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10시 망원한강공원 서울함 공원,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 아래, 뚝섬한강공원 청담대교 북단 아래, 광나루한강공원 천호대교 남단 아래에서는 ‘다리 밑 영화제’가 열린다. 야경을 벗 삼아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예술 영화, 국내영화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신과 함께-죄와 벌’(광나루), ‘아이 캔 스피크’(뚝섬), ‘쥬라기 공원: 폴른 킹덤’(여의도), ‘국가대표 2’(망원) 등 20편이 상영된다. 모두 무료! 예약도 필요 없다. 보고 싶은 영화를 상영하는 날에 맞춰 그냥 가기만 하면 된다.

‘치맥’ 등 먹고 마실 것도 걱정 NO. 현장에 온갖 음식 전단이 즐비해 시키기만 하면 된다. 의자나 돗자리, 방석 등은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밤이기 때문에 벌레나 모기 등을 쫓는 약이나 도구를 준비하면 좋다.

난지한강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에서는 행사 기간에 매주 금요일 오후 8∼10시 물 위에서 튜브를 타고 영화를 감상하는 ‘시네마 퐁당’이 열린다. 사전에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하며 5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참가비는 1만 원.


○ 추억의 동춘서커스와 현대 서커스의 향연


8월 3∼5일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앞에서는 전통에서 현대까지 아우르는 서커스의 향연을 볼 수 있다. 모두 무료.

3, 4일 오후 7시 반 수변무대에서는 93년 전통의 동춘서커스단 공연이 펼쳐진다. 1925년 동춘 박동수가 창단한 이 서커스단은 국내 유일의 서커스단. 이봉조 이주일 남철 남성남 등 걸출한 스타들이 이곳을 거쳤으며, 코미디언 서영춘도 동춘서커스에서 조명일로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는 3대 박세환 단장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두 남자의 힘’ ‘실팽이 묘기’ ‘공중수직 밧줄’ ‘서커스 발레’ 등 전통 서커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3, 4일 오후 7시∼7시 반 달빛언덕 무대에서 ‘봉앤줄’의 외봉인생 공연이, 같은 날 오후 8시 반∼9시 달빛광장에서는 ‘프로젝트 루미너리’의 에어리얼 아트 ‘공중퍼포먼스 타.오.름’이 무대에 오른다. 에어리얼 아트란 실크, 로프 등 다양한 소재의 줄을 이용해 공중에 매달려서 움직임을 선보이는 서커스의 한 장르. 프로젝트 루미너리는 에어리얼 아트를 전문으로 하는 공연 예술단체로, 2015년 창단해 주목을 받고 있다. ‘공중퍼포먼스 타.오.름’은 에어리얼 아트와 비올라 라이브 연주, 무용, 불꽃 퍼포먼스가 융합된 작품이다. 불타오른 뒤 떨어지는 불꽃을 우리의 꿈과 행복에 비유해 불꽃에서 꽃이 깨어나는 과정 속에 담긴 쾌락과 고독의 양면성을 섬세한 움직임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 명품 재즈와 그림자놀이

8월 14, 15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앞 피크닉장에서는 ‘한여름 밤의 재즈’가 열린다. 세계적인 재즈페스티벌로 자리 잡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준비한 공연이라 연주자 수준도 정상급이다. 14일에는 심성보 퀄텟, 제희 트리오, 김오키 새턴발라드, 15일에는 조정희 밴드, 윤혜진과 브라더스, 프롬 올 투 휴먼이 공연을 한다. 폭우나 태풍, 침수만 아니면 비가 와도 열린다. 여름밤에 공짜로 수준급의 재즈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8월 18일 오후 10시부터 여의도한강공원에서는 한강에서 쏘아 올리는 불꽃쇼도 감상할 수 있다.

8월 10, 11일 오후 8시부터 40분간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 광장 나무 덱에서는 ‘아트&컬처 연구소’의 ‘섀도 아트-한강의 비밀을 찾아서’가 공연된다. 손으로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핸드 섀도와 춤을 추면서 다양한 사물을 표현하는 보디 섀도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정경을 선사한다. 모든 공연은 무료이고 예약도 필요 없다.


○ 물싸움 축제와 종이배 경주대회


지난해 한강몽땅축제가 열린 한강공원 수영장에 많은 시민이 찾아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한강몽땅 기획팀 제공
지난해 한강몽땅축제가 열린 한강공원 수영장에 많은 시민이 찾아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한강몽땅 기획팀 제공
여름에는 역시 물놀이. 8월 4, 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난지한강공원 젊음의 광장에서는 각종 ‘물싸움 축제’가 열린다. ‘20만 개 물 폭탄 대전’은 참가자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20만 개의 물 폭탄을 서로에게 던지며 즐기는 것.

행사를 주관하는 한강사업본부 측은 “이 분야에 대한 기네스북 등재 기록이 없는 만큼 올해 행사를 추진한 뒤 내년에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행 NO! 한강행’은 참가자들을 추격해 오는 좀비 분장을 한 스태프와 물총싸움을 하는 놀이. 스태프의 좀비 분장이 지워질 때까지 추격을 피하며 물총을 쏴야 한다. 장소와 장비에 제한이 있어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야 하며 입장권은 5000원. 방수백과 비치타월 등이 포함된 패키지 입장권은 1만1000원이다. 물총은 개인 장비를 가져와도 되고, 행사장에서 별도 판매도 한다.

한강에서 직접 만든 종이배를 타고 노를 젓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종이배 경주대회’는 이런 로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딱’인 기회다. 8월 10∼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반까지 잠실한강공원 잠실나들목 앞 둔치에서 열린다. 골판지로 종이배를 만든 뒤 직접 노를 저어 50m 반환점을 돌아오는 게임. 참가비는 5만 원이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참가자격에 제한은 없으나 초등학교 4학년 이하 어린이는 보호자가 동반 탑승해야 한다.

○ 피자, 치킨, 꼬치 먹고 탕수육!

축제에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여의도·반포한강공원에서는 8월 19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6∼11시, 토요일 오후 5∼11시 ‘밤도깨비 야시장’이 열린다. 향초, 목걸이 등 각종 공예품도 팔지만 뭐니 뭐니 해도 관심은 먹거리. 공원마다 40여 대의 푸드트럭이 저마다의 솜씨를 뽐낸다.

음식 종류도 닭발, 치킨, 스테이크, 추로스, 핸드메이드 아이스크림, 곱창, 전, 꼬치, 피자, 떡볶이, 탕수육, 순대, 프랑스 분식, 버거, 한식 등 다양하다. 흡사 음식박람회에 온 듯한 느낌. 푸드트럭 존에서 음식을 산 뒤 공원 내 잔디밭이든, 강 옆이든 원하는 곳에 가서 먹으면 된다.

21일 연인과 함께 반포한강공원 야시장을 찾은 장인석 씨(39)는 “처음 왔는데 마치 유럽 소도시의 축제 같은 느낌이어서 무척 좋았다”며 “특히 젊은 푸드트럭 사장들이 창의적으로 만든 음식은 맛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더해줬다”고 말했다. 음식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격은 2만 원 안팎이면 거의 대부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별도의 가격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업체 선정 시 가성비(價性比)를 고려해 선정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단, 여성들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남성들에게는 양이 좀 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야시장을 주관하는 서울시 푸드트럭활성화팀 측은 “맛은 물론이고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음식이 변질될 수 있어 수시로 점검하는 등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2018 한강 몽땅 축제#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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