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1월 18회 공연 살인적인 스케줄… 연주장 분위기 좋아 그래도 즐거워”

  • 동아일보

佛 낭트 예술축제서 만난 조성진

3일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라 폴 주르네’ 페스티벌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조성진. 한국과 일본에서 한 달 동안 18회의 공연을 펼치고 막 프랑스에 온 그는 “몸 상태와 연주는 큰 상관이 없다. 당일 연주장 분위기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낭트=김나희 음악칼럼니스트
3일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라 폴 주르네’ 페스티벌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조성진. 한국과 일본에서 한 달 동안 18회의 공연을 펼치고 막 프랑스에 온 그는 “몸 상태와 연주는 큰 상관이 없다. 당일 연주장 분위기가 더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낭트=김나희 음악칼럼니스트
프랑스 파리에서 2시간 반 TGV를 타고 달리면 브르타뉴와 루아르 지역이 만나는 지점에 놓인 낭트에 도착한다. 낭트의 유명 예술축제인 ‘라 폴 주르네’에 초청받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일 바르샤바 신포니아와 함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고, 3일에는 드뷔시의 영상과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을 들려주었다. 라 폴 주르네는 무려 288개의 공연을 연달아 선보이는 유명 페스티벌로 올해 판매된 표가 15만 장에 달했다.

2일 2000여 관객 앞에서 연주한 조성진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수차례의 커튼콜과 함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쇼팽 고유의 음악언어에 깊게 밴 감수성을 건축물처럼 쌓아올려 모두를 숨죽이게 한 연주가 끝난 뒤 대기실에서 조성진을 만났다.

―1월 내내 아시아에서 연주를 하고 유럽에 돌아왔는데 피곤하지는 않나.

“한국과 일본에서 1월 한 달 동안 18회의 공연을 했다. 이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한 건 난생처음이다. 주변에서도 컨디션 걱정을 많이 해주었다. 그러나 연주는 사실 몸 상태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연주장 분위기에 더 좌우된다. 피아노와 홀이 좋고,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와의 합이 좋으면 연주는 절반 이상 성공이 보장된다. 바르샤바 신포니아는 정말 쇼팽의 곡에 아주 특출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은 1830년 쇼팽이 바르샤바를 떠나오기 직전에 쓴 작품이다. 절절한 감수성이 담긴 곡으로 1번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쇼팽 콩쿠르는 아무래도 심사위원이 있다보니, 더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객관적이고 안전한 해석을 했다. 지금은 나를 더 드러내게 되었고 더 자유로워졌다. 그렇다고 음악에 취해 지나치게 자의적인 해석을 하는 것도 경계한다. 메트로놈을 켜기도 하고, 악보를 보면서 거리를 두고 점검한다.”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3악장 장송소나타에서 아득하게 멀어져 가며 안녕을 고하는 멜로디에서 많은 청중이 눈물을 훔치더라.

“소나타 3번은 유난히 내 심장에 가까이 있다고 느끼는 곡이다. 레코딩을 한다면 2번보다는 이 곡으로 하고 싶다. 브람스는 서른이 넘으면 시작해 보고 싶다. 더 나이를 먹고 더 많은 경험을 한 뒤에. 센 소리 말고 웅장하고 크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 것으로 완전히 만든 후에 도전하고 싶다.”

―국내 독주회에서 쇼팽의 발라드 전곡(4곡)을 앙코르로 연주해 큰 화제가 됐다. 거의 3부 같다는 평이 있었는데….

“이미 발라드 3번을 치면 돌이킬 수가 없다. 끝까지 가야지.(웃음) 쇼팽 콩쿠르 이후 바로 고국에 돌아와 연주를 들려드리지 못해 마음의 빚이 있었다.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는 국내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발라드 4곡을 다 쳤다.”

낭트=김나희 음악칼럼니스트
#조성진#낭트 예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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