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올 시계 박람회 출품작 줄줄이 국내 상륙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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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 벤츄라 클래식 S&L 해밀턴 제공
해밀턴 벤츄라 클래식 S&L 해밀턴 제공
전 세계 시계 마니아들에게 매년 1, 3월은 설레는 시간이다. 유명 시계 브랜드의 신제품과 최신 기술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스위스 고급시계 박람회(SIHH)’와 ‘시계·주얼리 박람회 바젤월드’가 차례로 개막하기 때문이다.

초청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는 SIHH는 초호화 전시회로 유명하다. 올해 1월 열린 제 27회 SIHH에선 카르티에, IWC, 피아제 등 고급 시계 브랜드들이 대거 신제품을 공개했다. 100년의 역사 속에 매년 그 명성과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바젤월드에서는 전 세계 1300여 개 브랜드가 참가해 신제품과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따끈따끈한 신제품을 먼발치서 지켜봐야 했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SIHH와 바젤월드의 대표 출품작들이 속속 국내로 상륙하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그림의 떡’으로 여겨지며 일부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명품시계 시장이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계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신세계백화점의 명품시계 주얼리 상품 매출은 매년 20%가량 오르고 있다. 백화점 전체 실적과 비교하면 2, 3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신세계백화점의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과거 예물시계로 인식됐던 고가의 명품시계들이 최근 패션 아이템이나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박람회 출품작 중 이미 국내에 출시됐거나 앞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품들을 소개한다.

오데마 피게 레이디 로열 오크 바게트 컷 다이아 몬드 오데마 피게 제공
오데마 피게 레이디 로열 오크 바게트 컷 다이아 몬드 오데마 피게 제공
오데마 피게 제품은 10억 원을 웃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의 레이디 로열 오크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제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올해 SIHH에 처음 공개됐다. 총 520개의 바게트 컷(길쭉한 사각형 모양)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것이 특징이다. 시계 본체와 테두리에는 총 6.6캐럿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80개가 박혀있다. 시계판(다이아몬드 76개·4.85캐럿)과 시곗줄(다이아몬드 364개·26.31캐럿)에도 440개의 다이아몬드(총 31.16캐럿)가 장식돼 있다. 가격은 10억6000여만 원. 현대백화점은 SIHH와 바젤월드에 출품된 제품 등 총 600억 원 규모의 명품시계를 지난달부터 전시·판매하고 있다.

몽블랑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랠리 타이머 카운터 리미티드 에디션 100 몽블랑 제공
몽블랑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랠리 타이머 카운터 리미티드 에디션 100 몽블랑 제공
아메리칸 스타일 시계브랜드 해밀턴은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브로드웨이 컬렉션을 6월에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출시했다. 브로드웨이 제품은 기존 국내 출시 제품에 새로운 색상을 적용했다. 이 컬렉션은 뉴욕의 스카이라인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어 브랜드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독일 브랜드인 몽블랑은 올해 SIHH에서 젊은 감각의 스포츠시계를 여럿 선보였다. 모터 레이싱의 특징을 시계와 결합시켰다. 타임워커 컬렉션 5종 가운데 국내에는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UTC,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오토매틱, 타임워커 오토매틱 데이트,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랠리 타이머 카운터 리미티드 에디션 100 등 4종이 출시됐다. 타임워커 크로노그래프 랠리 타이머 카운터 리미티드 에디션은 100개 한정 모델이며 현재 국내에는 딱 한 점만 입고돼 있다. 스포츠시계답게 실용적인 기능을 두루 갖췄다.

오메가는 바젤월드에서 선보인 새로운 스피드마스터 모델인 스피드마스터 레이싱 마스터 크로노미터를 다음 달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신제품이지만 1968년 모델의 스타일을 일부 적용했다.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와 블랙 다이얼에 오렌지색 글자 등이 어우러졌다. 정확성, 성능 등에 있어 스위스 연방 계측학회(METAS)의 엄격한 심사기준을 통과했다.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오메가 제공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테라 오메가 제공
이에 앞서 9월에는 오메가의 대표 모델 아쿠아 테라 신제품이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모델은 올해 바젤월드 출품작으로 기존 제품의 안팎을 모두 새롭게 바꿨다. 눈에 띄는 변화는 다이얼 패턴과 간결해진 디자인이다. 대칭을 이루고 있는 본체도 이번 제품의 특징이다. 여성용인 레이디 컬렉션은 3개 사이즈 30개 모델이 출시됐다. 기존 제품보다 정확성과 성능을 개선했다. 다이얼에는 14가지 다른 색상을 썼고 디자인에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카르티에 팬더 로얄 워치 카르티에 제공
카르티에 팬더 로얄 워치 카르티에 제공
카르티에는 SIHH를 통해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팬더 로얄 워치를 4월 국내에 내놓았다. 팬더 로얄 워치는 영롱하게 빛나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양각 처리한 미니어처 조각은 1948년 윈저 공작부인을 위해 제작된 사파이어 브로치의 야생 동물 모양을 형상화했다. 입체적이고 복잡한 스타일임에 불구하고 구석구석 섬세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이번 바젤월드에선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듯 기존 모델을 재해석한 모델들도 눈에 띄었다. 해밀턴은 올해 ‘벤츄라’ 컬렉션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오리지널 모델을 재해석한 새로운 모델을 바젤월드에서 공개했다. 11월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는 벤츄라 클래식 S&L 제품은 1957년 선보인 세계 최초의 전기 배터리 작동시계인 벤츄라 오리지널에 대한 헌정모델이다. 본체의 모습은 다르지만 세부 디자인은 옛 모델을 차용했다. 시계판도 1950년대 벤츄라 모델을 연상시킨다.

스와치그룹 대표 브랜드 라도는 1962년 첫 선을 보인 다이버 워치 ‘캡틴 쿡’을 재해석한 라도 하이퍼크롬 캡틴 쿡을 조만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18세기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의 별명 캡틴 쿡을 따 제품 이름을 지었다. 신제품이지만 오리지널 디자인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남성용 모델은 오리지널의 지름(37mm)을 그대로 적용했고 장식이나 색상도 오리지널을 그대로 따랐다. 원조 캡틴 쿡이 처음 출시한 해를 기념해 1962점 한정 제작된다.


▼세계 시계 애호가들의 축제 ‘SIHH-바젤월드’▼


매년 1월 열리는 스위스 고급시계 박람회(SIHH)는 1991년 제네바에서 처음 개막했다. 카르티에, 피아제, 제랄드 젠타, 다니엘 로스, 보메 메르시에 등 5개 브랜드로 시작한 쇼가 지금에 이르렀다. 리치몬드그룹이 주도하는 SIHH는 ‘세계에서 가장 럭셔리한 시계 박람회’로 불린다. 최고급 브랜드 위주로 선보이며 브랜드 담당자와 바이어, 언론 관계자 등 초청 받은 사람만 관람 가능하다. 그러나 올해는 예외로 전시회장을 대중에 하루 공개했다. 2017 SIHH에는 17개 명품시계 브랜드와 13개 독립 시계 브랜드가 참가했다. 초호화 박람회인 만큼 신분 확인과 보안검색도 철저하게 이뤄졌다.

매년 3월 스위스의 작은 도시 바젤에서 열리는 시계·주얼리 박람회 바젤월드는 좀 더 역사가 깊고 대중적이다. 1917년 처음 열린 바젤월드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유제품, 시계 등 스위스 대표 상품을 전시하는 종합 박람회의 시계·주얼리 섹션으로 시작해 1931년 독립부스를 뒀다. 1973년 유러피안 시계·주얼리 쇼를 거쳐 1986년 유럽 외에 다른 국가가 참가하면서 행사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바젤월드라는 명칭은 2003년부터 불리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적인 시계·주얼리 박람회로 발전했다. 29개 스위스 시계 브랜드로 시작한 박람회는 세기 만에 전 세계 1300여 개 브랜드가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됐다.

바젤월드는 시계와 주얼리의 최신 트렌드를 총 망라한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워치 등 정보기술(IT)이 더해진 시계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스마트워치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도 기어S3, 스마트워치 콘셉트 제품 등을 들고 바젤월드에 참여해 단독 부스를 운영했다. 몽블랑과 태그호이어도 올해 행사에서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스마트워치는 아직 바젤월드에서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스와치그룹 티쏘의 프랑수아 티에보 최고경영자는 올해 바젤월드 기자회견에서 “스마트워치를 시계의 범주로 생각하지 않는다. 배터리가 나가 시간을 알 수 없는 기계는 시계라고 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업계는 스마트워치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의 위상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젤월드는 초대를 받아야 출입이 가능한 SIHH와 달리 입장권만 있으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바젤월드는 단순 전시뿐 아니라 업체 간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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