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리의 나머지 20% 채우는게 목표”…피아노 조율사의 세계

김동욱 기자 입력 2017-02-26 15:22수정 2017-02-26 21:3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종열 조율사
연주자들은 직접 악기를 조율할 때가 많지만 예외가 하나 있다. ‘악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피아노는 전문 조율사가 존재한다.

피아노를 소유한 공연장에는 전담 조율사가 있다. 조율사는 공연장의 피아노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보수하고 피아니스트의 개성과 특징에 맞게 피아노를 조율한다. 무대 뒤 조율사의 세계를 서울 예술의전당 전담 조율사인 이종열 씨(79), 금호아트홀 전담 조율사 정재봉 갤러리피아노 대표(61), 롯데콘서트홀 전담 조율사인 김용래 씨(43)에게 들어봤다.

△전공은 제각각=조율사들이 처음부터 이 길을 걷지는 않았다. 이 조율사는 피아노를 배웠고, 정 조율사와 김 조율사는 각각 바이올린과 성악을 전공했다. 세 사람 모두 손기술이 뛰어났고 조율에 관심이 많아 조율사를 선택했다. 이 조율사는 “조율사는 피아노를 연주할 줄은 알아야 한다. 피아니시모(매우 여리게)부터 포르티시모(매우 세게)까지 연주하면서 손의 감각을 느껴봐야 한다”고 말한다.
정재봉 조율사

△절대음감은 필수?=조율사에게 모든 음을 구별하는 절대음감은 필요가 없다. 다만 상대음감이 필요하다. 정 조율사는 “4옥타브 라를 기준음으로 해서 기계 등을 이용해 주파수를 표준(440Hz)으로 맞춘다. 그 음을 기준으로 상대음감을 활용해 어울리는 음들과 옥타브를 맞춘다”고 밝혔다.

△까다로운 연주자=이 조율사는 “폴란드 출신 크리스티안 치머만은 2003년 내한공연 때 피아노 건반과 액션(건반을 누르면 해머가 현을 때리게 하는 장치) 부분을 두 세트 가져와 조립해서 연주했다. 건반 중 하나는 건드리지도 못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김 조율사는 “2012년 피에르 로망 에마르는 연주곡을 조율사가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곡을 공부하라고 요구했다”면서 “1월 조성진 연주회 때는 본인의 요청으로 첫날과 둘째 날 피아노를 바꿔 연주했다. 프로그램이 달라 자신이 원하는 소리가 달랐다”고 덧붙였다.
김용래 조율사

△새 피아노 선호=예술의전당, 금호아트홀, 롯데콘서트홀 모두 독일 스타인웨인사의 피아노를 사용한다. 유독 연주자들이 선호하는 피아노가 있는데 바로 새 피아노다. 정 조율사에 따르면 “새 피아노일수록 힘 있고 깔끔한 소리가 나오고, 건반도 잘 움직이기 때문”이다.

주요기사
△더 좋은 소리=조율사는 피아노와 피아니스트, 관객 사이에서 ‘중매’를 서는 것과 같다. 김 조율사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좋은 소리’는 80% 비슷하다. 나머지 20%까지 채우는 것이 조율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