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앞니가 쏙! 새 이가 돋으면 키도 자라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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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가 빠졌어!/안토니오 오르투뇨 지음/유아가다 옮김/48쪽·1만1000원/지양어린이

 머리카락으로 입을 살짝 가린 여자아이와 앞니 튼튼한 토끼가 있습니다. 아이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공책 귀퉁이로 삐져나온 남자아이와 개 두 마리. 제목은 ‘앞니가 빠졌어!’입니다. 앞표지 그림만으로도 이야기 골자를 단번에 알 수가 있어요.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앞 속지에서 주목할 것은 왼쪽 아래 줄지어 선 치아들과 오른쪽 화면을 채운 민들레입니다. 젖니를 하나씩 떠나보내고 이 전체가 새 치아로 바뀔 때쯤이면 아이는 부쩍 성장한 모습일 거예요. 민들레 홀씨가 하나둘 날아가 새 꽃들을 피우듯 말이죠. 뒤편 속지도 앞의 이미지들이 그대로 나오면서 짝을 이루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날아가는 홀씨는 둘이에요. 낙서 같은 작은 이미지 하나에도 의미를 담았습니다. 

 앞니 빠진 나탈리아를 놀리는 우고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똑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 거예요. 장면과 글을 번갈아 찬찬히 들여다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신문을 읽거나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자기 일에 몰두한 나머지 아이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었는지 보이고요.

 아이의 마음이 자유로운 붓질로 완성한 이미지 형태와 색채 전반에 드러나고 있지요. 어린 독자들은 이미 읽었는지도 모릅니다. 키와 덩치를 비교하는 장면은 재미있는 수학 퀴즈를 만난 느낌이에요. 인체 골격을 들여다볼 때는 과학도 이렇게 보니 새롭다 싶어져요. 이즈음의 아빠는 나탈리아와 좀 더 가까워진 모습입니다. 아빠와 함께 궁금증을 풀고 지지를 얻은 나탈리아에게 더 이상 우고의 놀림이나 위협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아요. 시원하게 한 방 먹입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앞니가 빠졌어#안토니오 오르투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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