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명품 응수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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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이창호 9단
54기 도전 4국 4보(38∼49)

 이창호 9단은 전보 참고도에서 본 대로 흑 ○로 백 38의 곳에 끊으면 우변이 깨지는 게 싫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흑 ○를 뒀지만 지금은 우변을 지키고 있을 때가 아니다. 좌상 쪽에 누가 선착하는가가 지금 국면의 포인트. 백 38로 끊을 게 아니라면 아예 손을 빼고 좌상에 걸쳐야 했다.

 흑 ○가 놓인 이상 흑 45까지는 일사천리의 진행. 흑은 의도대로 우변을 지켰으나 A, B 등의 약점이 남아 신경이 거슬린다.

 결국 백이 46으로 좌상을 차지하며 확실한 우세를 굳혔다. 이 9단도 불리하다고 서두르진 않는다. 흑 47로 좌변 백 진을 자연스레 삭감하며 A, B의 약점도 간접 보강한다.

 백 48. 이런 수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감탄을 자아내는 수다. 최철한 9단은 48을 미끼로 사용할 예정이다. 참고도를 보자. 흑 1, 3으로 백 48 한 점을 잡자고 하면 백은 이를 사석으로 버린다. 그 대신 이쪽에 벽을 쌓고 백 10으로 공격에 나서면 흑 한 점이 참으로 갈 곳이 마땅찮다.

 흑의 응수가 곤란하다고 느낄 즈음. 이 9단은 흑 49를 툭 던진다. 백 48의 응수타진에 역으로 응수타진을 한 것. 이 두 수의 공방이 이 바둑의 백미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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