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정과리 “밥 딜런, 노벨문학상 자격 충분…노래는 문학적 정신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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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14일 1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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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가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밥 딜런.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포크음악의 대표주자였던 그는 대중음악을 통한 “시적 표현”을 커다란 가치로 인정받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대중가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밥 딜런.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포크음악의 대표주자였던 그는 대중음악을 통한 “시적 표현”을 커다란 가치로 인정받았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순수 문학가가 아닌 대중 가수로 유명한 밥 딜런(75·본명 로버트 앨런 지머먼)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지구촌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음유시인의 전통을 충실히 이어받고 그걸 발전시킨 밥 딜런은 노벨문학상을 받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문학평론가의 분석이 나왔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는 14일 CBS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한 10년 전부터 이미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지만 정말 받을 줄은 몰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밥 딜런의 노래 가사는) 아무래도 일단 순수 문학이 아니니까 무의식적으로 제외하고 있었던 셈”이라면서 “노벨상 위원회가 (밥 딜런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한 건) 문학의 영역을 단순히 문학작품이 아닌 ‘문학이 드러나는 모든 문화적인 생산물들에서 찾겠다’고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노래 가사가 문학의 근원이란 점을 지적하며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략 12세기 전후로 해서 유럽에서는 투르바두르 투르베르라고 해서 음유시인들이 굉장히 많이 쏟아져 나왔는데, 결국은 그 음유시인들이 사실상 오늘날 문학의 기본 토대를 만들어줬다”면서 “그런 점에서 본다면 밥 딜런은 음유시인의 전통을 충실히 이어받고 그걸 발전시킨 사람이니까, 노벨문학상을 받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순수, 정통이란 단어에 의문을 제기하며 “문학적이라고 하는 것은 문학작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표현할 때 그걸 감동적으로나 우리의 정신을 일깨우는 방식으로 표현하면 그게 다 문학적인 것일 수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노래도 역시 그런 문학적인 정신을 담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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