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37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우직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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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백 6단 ● 두샨 미티치 5단
7라운드 7보(79∼89)

흑은 79부터 중앙 키우기 작전을 개시했다. 방향은 이곳부터 손을 대는 게 맞다. 그러나 흑 79는 뭔가 미진해 보인다. 뒷맛 많던 백 우변을 너무 쉽게 정리해 준 느낌이랄까.

참고도 흑 1을 보자. 이렇게 끊어 사석 작전을 쓰는 게 좀 더 묘미가 있다. 백 2, 4가 정확한 응수. 만약 백 2 대신 3의 자리에 둬 흑 한 점을 잡으려고 하면 ‘가’까지 선수로 당한다. 흑은 5까지 선수 이득을 본 뒤 흑 7로 하변 백을 삭감하면서 중앙 흑을 두텁게 했으면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 그림은 나중에 하변에 잡힌 흑 한 점을 활용하는 뒷맛도 남아 있다.

미티치 5단의 선택처럼 흑 81부터 우직하게 죽죽 밀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참고도보다 묘미는 적지만 국면을 단순화해 변화의 여지가 줄어든다. 자신보다 강자인 김기백 6단을 상대로는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이렇게 세력을 만들어 놓으니 막상 백도 중앙에 함부로 들어가기 어려운 모습이다.

그러나 흑은 87을 놓기 전에 둬야 할 수순 하나를 빼먹었다. 참으로 미묘한 곳이어서 웬만한 아마추어 기사에겐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곳이다. 흑이 꼭 손대고 가야했던 곳은 과연 어딜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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