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9기 아마국수전… 반집의 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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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까지 쉽게 백의 추격을 허용하던 흑은 마지막 한 걸음을 치열하게 사수하고 있다. 반집 승부는 분명한데 흑이 두터운 반집이다. 차이가 매우 작지만 두 대국자의 실력이면 이 정도 끝내기가 남았을 때 승패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흑 93은 지금 장면에서는 가장 큰 곳. 백 96과 백 100 역시 놓쳐서는 안 되는 끝내기. 소홀히 하다가 흑이 거꾸로 이곳을 두면 손해 막심이다.

백 102. 묘한 수다. 흑을 끊겠다는 뜻 같은데 흑 103으로 두면 그만 아닌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걸까. 백 104가 놓이자 백 102의 의미가 짐작된다.

백 104를 넘겨주지 않으려면 참고도 흑 1로 둬야 한다. 백 2, 4가 치밀한 노림수. 흑이 이 돌을 끝까지 잡으려 들면 백 6, 8을 선수하고 10으로 끊어 중앙 흑이 졸지에 잡힌다.

그래서 흑 105로 위를 이어 백을 넘겨주는 건 어쩔 수 없다. 백이 이득을 본 건 맞지만 이마저 흑의 계산서 안에 들어있다. 백에게 내줄 건 내줘도 반집은 지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백 114가 역끝내기 3집짜리지만 흑 121도 같은 크기. 이후 끝내기는 서로 맞보기의 곳. 백은 반집의 벽을 끝내 넘을 수 없었다. 이후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아마국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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