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이전’ 재판 출석한 김대기 “이게 인신구속할 사건인지 모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2일 14시 27분


“尹정부 이미 몰락” 보석 석방 호소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올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올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자신의 첫 재판 겸 보석심문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는 이미 몰락했다”며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취지로 석방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이날 오전 10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윤재순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대통령 관리비서관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청구한 보석 심문을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김 전 실장은 “칠십 평생 살면서 많은 사건을 봐왔지만 이 사건이 인신구속까지 가야 할 것인지 모르겠다”며 “특검은 저의 지위를 들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제 몰락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 역시 “36년간 공직생활을 한 피고인의 도주 우려가 없고, 대부분 증거가 확보됐으므로 인멸할 증거도 없다”고 했다. 반면 종합특검 측은 “피고인 측이 모든 증인에 대한 진술을 부동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의 지위와 영향력이 고려되어 앞서 구속 영장도 발부된 것”이라고 맞섰다. 이 사건은 종합특검이 출범 후 첫 기소한 사건이다.

이날 재판부는 핵심 쟁점도 정리했다. 재판부는 “관리 주체가 행안부냐 대통령비서실이냐에 따라 해당 예산이 전용인지 이용인지가 판단될 수 있다”며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또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공소장에 누가 어떤 직권을 행사한 것인지, 남용의 상대방은 누구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필요가 있다고 종합특검 측에 말했다.

김 전 실장 등은 무면허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산출한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견적에 맞춰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2022년 5월부터 7월까지 불법적인 예산 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종합특검은 이들이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행정안전부 예산 20억여 원의 전용·집행 절차를 진행·승인하게 하고, 정부청사관리본부와 기획재정부 공무원 등의 적법한 예산·회계 관련 권한 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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