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한국인 최초 세계 3대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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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17일 0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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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 씨. 동아일보DB
소설가 한강 씨. 동아일보DB
소설가 한강 씨(46)가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작가가 해외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한 씨가 처음이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린다. 영국 등 영연방국가 작가에게 주는 맨부커상과 비(非)영연방 작가와 번역가에게 수여하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으로 나뉜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자리에서 한 씨의 수상을 발표했다. 수상작은 한 씨가 2004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영문판 제목 ‘The Vegetarian’)이다. 이 책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 씨도 함께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에겐 5만 파운드(약 817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르한 파무크,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로 잘 알려진 중국 작가 옌롄커 등이 올랐으나 한 씨가 이들을 제치고 수상하게 됐다.

‘채식주의자’는 폭력에 대항해 스스로 나무가 되고자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으로 주인공 여성과 그의 형부, 언니의 시점에서 각각 쓰였다. 이중 ‘몽고반점’은 2005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1월 포르토벨로 출판사가 출간했다. 올 1월에는 미국 호가드 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으로 나왔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유력 일간지로부터 “한국 현대문학 중 가장 특별한 경험”, “감성적 문체에 숨이 막힌다”, “미국 문단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등의 호평을 받았다.

한 씨의 수상은 일찌감치 기대됐다. 지난달 14일 최종후보 발표 후 아일랜드 일간지 아이리쉬 타임스(IT)는 한강이 맨부커 상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실었고, 미국의 해외문학 소개 전문지인 ‘WLT(World Literature Today)’ 5월호도 메인 인터뷰로 한강을 다루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채식주의자’는 다른 후보자들보다 영국 내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영국 독자들도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면서 국내에서도 올 들어 6만 부가 팔렸다.

한 씨는 소설가 한승원 씨의 딸로 1994년 등단했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노랑무늬 영원’, 장편 ‘희랍어 시간’ ‘검은 사슴’ ‘소년이 온다’ 등을 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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