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들의 넘치는 열정…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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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즈

뮤지컬 ‘뉴시즈’ 중 신문사의 신문 공급 가격 인상에 분노한 뉴스보이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만들어 파업하기로 결정하는 장면. 뉴스보이들의 힘찬 군무가 무대를 꽉 차게 하는 효과를 만든다.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뉴시즈’ 중 신문사의 신문 공급 가격 인상에 분노한 뉴스보이들이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만들어 파업하기로 결정하는 장면. 뉴스보이들의 힘찬 군무가 무대를 꽉 차게 하는 효과를 만든다. 오디컴퍼니 제공
올 상반기 막을 올린 뮤지컬 중 단연 ‘다크호스’다.

귀에 익은 뮤지컬 스타 한 명 등장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의 힘과 패기 넘치는 젊은 배우들의 끼와 열정이 시너지 효과를 내 눈과 귀를 100% 만족시킨다. 15일 아시아 초연된 뮤지컬 ‘뉴시즈’ 이야기다.

이 작품은 1899년 미국 뉴욕의 신문팔이 소년 ‘뉴스보이’들이 대형 신문사의 신문 공급 가격 인상 결정에 맞서 싸운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공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파업’이란 소재를 다루지만, 어떤 공연보다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는 영리함을 보인다. 물리적 충돌보단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뉴스보이들의 파업 과정을 팝 스타일의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안무를 입혀 풀어냈다.

이 뮤지컬의 큰 매력은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에서 찾을 수 있다. 주인공에게 주로 초점을 맞춰 풀어가는 대다수 뮤지컬과 달리 뉴시즈는 등장인물 모두가 주연 배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보이들의 리더인 잭 켈리를 비롯해 총 20명의 신문팔이 소년이 러닝 타임 내내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주연 배우와 앙상블 배우의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20명의 배우 모두가 ‘내가 주인공’이란 의식을 갖고 무대에 임하는 자세가 역력하다.

배우들의 표정이 살아있고, 다채로운 안무(멀티 턴, 텀블링, 리프점프, 발레, 애크러배틱, 재즈댄스, 탭댄스) 동작 하나하나에 에너지가 넘친다. 그중에서도 잭 켈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한쪽 다리가 불편한 크러치 역의 배우 강은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초연 당시 제1대 빌리로 이름을 알린 배우 박준형이 눈에 띄었다. 스타 배우 대신 신인 배우들을 기용해 신나는 리듬으로 승부를 건 제작사의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뉴스보이의 리더 켈리 역을 맡은 온주완의 연기력과 가창력은 기대 이상이다. 이번이 첫 뮤지컬이지만, 그는 무대에서 19명의 뉴스보이를 여유롭게 리드했고 캐릭터와 일체돼 그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뉴시즈 캐스팅이 발표된 뒤 공연계 반응은 싸늘했던 게 사실이다. 작품성과 상관없이 캐스팅 명단에 이름만 올리면 표를 쓸어버릴 스타 배우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무명에 가까운 앙상블 배우들의 비중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막을 올린 뉴시즈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뮤지컬의 생명을 좌우하는 음악 역시 합격점을 줄 만했다. 2012년 토니상 작곡상을 수상한 작품임을 증명하듯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의 넘버가 많았다. 뉴스보이들이 파업을 결정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Seize the day’와 잭 켈리의 독창 ‘Santa Fe’가 대표적인 ‘킬링 넘버’다. 7월 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3만 원, 1588-5212 ★★★★(★5개 만점)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뉴시즈#뮤지컬#뉴스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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