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日에 다시 돌아와 기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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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불씨 되살린 ‘케이콘 저팬’
지바市서 이틀간 3만여명 환호… 아이돌 공연-뷰티 부스 등 성황

10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케이콘 2016 저팬’ 행사에서 한국의 신예 아이돌 그룹 ‘스노퍼’가 일본 팬들에게 한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9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 행사에는 한류 팬 3만3000여 명이 몰렸다. CJ E&M 제공
10일 일본 지바에서 열린 ‘케이콘 2016 저팬’ 행사에서 한국의 신예 아이돌 그룹 ‘스노퍼’가 일본 팬들에게 한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9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 행사에는 한류 팬 3만3000여 명이 몰렸다. CJ E&M 제공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반까지, 종일 다녀도 즐겁기만 하네요.”(20대 여성)

“한동안 케이팝 스타들을 일본에서 볼 수 없어 쓸쓸했어요. 오카에리(돌아와서 반가워요)!”(50대 여성)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가 풀릴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내 ‘한류’ 불씨도 되살아나고 있다. 9, 10일 일본 지바(千葉) 시의 대형 행사장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케이콘 2016 저팬’ 행사는 이틀 동안 3만3000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상당수 한류 팬은 오전부터 행사장을 찾아 중소기업 부스에서 한류 상품 설명을 듣고 한국어 강좌, K뷰티 코너 등에서 문화 체험을 하며 한국의 향기를 호흡했다. 한국 음식 코너에선 떡볶이, 파전, 불고기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케이팝 팬이라는 하시다 미토 씨(20)는 “연이틀 아침부터 출근하고 있다”며 “그동안 숨은 팬이었지만 이렇게 공개된 자리에서 큰 소리로 떠들 수 있으니 신이 난다”고 말했다. 한류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노래와 춤의 격이 다르다. 아티스트들이 수년 동안 훈련 과정을 거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 하이라이트인 케이팝 콘서트는 2만여 좌석이 행사 시작 전에 매진됐다. 몬스타 엑스, N플라잉, 위너, 지코, 김성규, 블락비, 니콜, 2PM, 강남 등 댄스와 가창력을 갖춘 케이팝 스타들이 대거 출동해 일본 팬들을 흥분시켰다.

CJ E&M, 중소기업청, KOTRA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오전 10시부터는 한국 우수 중소기업 홍보와 한국 문화 체험 등을 하는 컨벤션, 오후 7시부터는 한국의 케이팝 스타들이 등장하는 콘서트로 구성됐다.

주최 측은 보고 즐기는 콘서트에서 나아가 한국 상품의 판로를 확대하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50개 중소기업 등 80여 개 한국 기업이 콘서트 현장에 부스를 만들어 수출 상담을 했다. 라쿠텐, 도큐핸즈, 월트디즈니저팬 등 127개 일본 기업이 찾아와 상담을 하고 갔다. 업체 관계자들은 “한류를 잘 아는 일본 바이어들이 호의를 갖고 접근한다”며 “‘한국 프리미엄’이 느껴질 정도로 일본 시장의 감촉이 좋다”고 말했다.

일본 내 한류는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찬바람을 맞았다. ‘혐한(嫌韓)’ 기류가 조성되면서 한국 드라마와 가수 등은 일본 TV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 양국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후 일본 내에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 나타났다. CJ 측은 “한류를 발전시켜 우리 기업들이 구체적인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지바=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케이콘 2016 저팬#케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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