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시리즈에 패션계가 화답했다. ‘응칠’ ‘응사’에 이어 ‘응쌍팔’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응답하라 1988’. 극 중 ‘덕선(혜리)의 남편 찾기’에 관심이 뜨겁지만 시대를 잘 살린 소품과 패션들을 보는 재미도 무시 못 한다. 엉덩이 두 배는 돼 보이는 사이즈의 조거 팬츠에 스웨트셔츠를 입은 덕선이 옷장 문을 열며 뭘 입을지 고민하다 청바지와 청재킷을 집어드는, 일명 청청 패션은 쌍팔년도의 자유분방한 청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기한 사실은 국내와 해외 스트리트 신에서 덕선의 패션이 넘쳐난다는 것. 20년 전이기에 간신히 이해되던 패션이 요즘 젊은이들에겐 ‘왜 저렇게 촌스러워’가 아닌 ‘따라 해볼까?’로 작용하고 있다. 1980년대는 패션이 흥하는 시기였다. 이 시기 패션은 과대망상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과장된 실루엣과 아이템들이 많았다. 절대 돌아올 것 같지 않던 1980년대 패션이 돌고 돌아 21세기에 안착할 줄이야! 알렉산더 왕은 2016 S/S 컬렉션에서 죽 찢어진 맥시 데님 스커트와 스타디움 점퍼, 오버사이즈 스웨트셔츠를 내놓았고,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프랑스 신진 브랜드 베트멍(Vetements)은 머리까지 뒤집어쓴 후드 티셔츠와 레터링이 가미된 스웨트셔츠, 가죽 오버올, 항공 점퍼 등으로 유스 컬처(Youth Culture)의 정수를 보였다. 이외에도 프린지와 체인, 진주 장식 등 이번 시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1990년대 복고 패션은 무궁무진하다. 곧 엄마의 옷장을 뒤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BEYOND RETRO
1980년대 좀 놀 줄 아는 대학생 언니, 오빠들의 청청 패션이 귀환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로큰롤 음악에 흠뻑 취해 몸을 신나게 흔들어젖히던 프린지 장식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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