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미래다]융복합적 사고 강조한 교양교육… ‘영혼을 가진 인재’로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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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더 나은 개인과 사회, 인류의 미래를 추구하는 안목과 실천.’

경희대가 추구하는 교육의 핵심가치이다. 이처럼 경희대는 ‘대안적 사유’를 강조하는 학풍 속에 미래를 향한 상상력과 안목을 키우는 인문학 교육기반을 다져왔다. 대학 구성원들과 토론을 통해서 대학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인문학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교육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이 빛났다. 이제는 인문정신을 강조하는 경희대의 노력이 교육브랜드로 굳어졌다. ‘후마니타스칼리지’로 대표되는 전인적 교양교육이 그것.

후마니타스란 로마 철학자 키케로의 표현으로, ‘인간의 인간다움’을 뜻한다. 이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담고 있다. 여기에 경희대는 그동안 교양교육을 혁신하면서 후마니타스의 의미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자신을 더 높은 수준으로 들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자기를 변모시키고 재발명하는 인간,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문명의 현재를 성찰하고 더 정의로운 문명을 모색하는 인간이라는 설명이다.

경희대는 성실하고 품격 있는 교육의 실행, 대학의 사회적 책임 실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 제시로 압축되는 대학의 소명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탄생한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은 학생들이 ‘탁월한 개인, 책임 있는 시민, 성숙한 공동체 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이다.

즉 후마니타스칼리지는 경쟁 지상주의와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에 물들지 않고, 대학교육을 지속적으로 혁신한다는 취지에서 설립됐다. 2011년 처음 출범한 후마니타스칼리지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 예술 및 체육 분야를 넘나드는 융복합적 교육이 특징. 후마니타스칼리지는 매 학기 1200여 개 강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모든 경희대 신입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총 35학점 이상을 의무적으로 듣는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교육과정은 크게 중핵교과·배분이수교과·자유이수교과·기초교과로 구성된다. 중핵교과(‘인간의 가치 탐색’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인문·사회·과학을 통합하는 융합적 과목으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이 있고 폭넓은 이해를 추구한다.

특히 후마니타스 시민교육은 사회봉사, 참여 학습, 현실 개선을 종합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실천 교육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중요한 교육적 소득은 이런 실천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 변화’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장기 기증 캠페인, 지하철역 화장실 개선, 외국인을 위한 한식사전 만들기, 질소과자 뗏목으로 한강 건너기, 시 나눔(시항아리) 캠페인 등이 큰 주목을 받았다.

후마니타스칼리지에는 위와 같은 교과 외에도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세계적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등 국내외 석학을 초청해 한 학기 동안 2∼3개 학문 분야의 핵심 주제를 탐구하는 ‘후마니타스 특강’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스터디 그룹 ‘아레테’도 주목받는 프로그램. 학생들은 소규모 동아리를 만들어 사고력을 키워간다. 이스탄불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방학 기간을 이용해 전 세계 문명 충돌의 현장을 답사하며 차이에 대한 존중과 관용, 더불어 사는 공존과 융합의 가치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빠 인문학 아카데미는 바쁘게 살아온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며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서울시교육청과의 협력으로 진행한 인문학 특강 프로그램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서 교양 및 교양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졸업을 앞두고 금융 관련 기업에 입사한 김소연 씨(경영학부 08학번)는 “입사논술 중 20개 주제가 모두 인문 관련 주제어였다”며 후배들에게 교양교육이 갖고 있는 ‘실용적 측면’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후마니타스의칼리지의 가장 큰 가치는 ‘영혼을 가진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것. 경희대 인문학 교육의 기반을 다져온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전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는 “대학은 기계를 길러내지 않고 인간을 길러낸다. 영혼이 없는 탁월성은 무의미하다”라고 인문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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