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쪽·1만5000원·더좋은책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유행하는 ‘신이 나를 만들 때’의 한 예다.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서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면 신의 ‘나 창조’ 레시피가 나온다. 본인 성격과 들어맞는 경우가 꽤 있어 인기다. 물론 재미가 목적이다. 인간성은 계량될 수 없다.
그렇다면 신용등급, 교육수준, 기아지수라면 어떨까.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숫자를 매일 뉴스를 통해 쏟아낸다. 통계의 홍수다.
빌게이츠재단이 도마에 오른다. 이 재단은 어린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기후변화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주장한다. 뒷받침은 통계와 숫자의 연쇄다. 저자는 특정한 의도를 갖고 조작된 잘못된 통계와 숫자가 불편한 진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비판한다.
책에 따르면 통계의 사용은 현대 국가의 특징이며 세금을 걷어 공공 기반시설을 건설한 1800년대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신용평가와 공공재정 거버넌스, 세계 기후변화, 전 지구적인 빈곤과 전쟁에 이르기까지 특정 이념이나 통치, 기업활동을 위한 객관화와 권위 부여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온 통계와 숫자의 민낯을 책은 벗겨낸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