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킹은 ‘라이언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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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브로드웨이 찾는 한국 관광객들 특정 뮤지컬 쏠림 현상 뚜렷

미국 뉴욕을 찾은 한국 관광객들에게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언킹’. 동아일보DB
미국 뉴욕을 찾은 한국 관광객들에게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언킹’. 동아일보DB
미국 뉴욕 관광의 대표 상품 중 하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람이다. 웬만한 뮤지컬의 자리 값은 100달러(약 11만2000원)를 훌쩍 넘는다. 뉴욕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연간 약 30만 명. 이들은 어떤 뮤지컬을 선택하고 있을까.

9일 해외공연전문예매처 오쇼(ohshow.net)에 따르면 2013년 11월∼2014년 10월 한국인 관광객의 뮤지컬 티켓 예매 1만3832건을 분석한 결과 ‘라이언킹’이 49.31%로 절반에 육박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오페라의 유령’(16.15%), ‘위키드’(11.14%)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세 작품의 비중이 76.6%였다. 한국인 전체 예매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의 라이언킹에 대한 ‘편애’는 브로드웨이에서 화제가 될 정도다. 한국계 미국인인 안나 조 오쇼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관광객 사이에서 ‘다른 뮤지컬은 못 봐도 라이언킹은 꼭 봐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디즈니 특유의 화려한 무대 연출로 볼거리가 풍부하고 △다양한 동물 캐릭터가 어린이가 포함된 가족단위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영어 대사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조 대표는 덧붙였다. 이 작품의 평균 티켓 가격은 190달러(약 21만2800원)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중 가장 비싼 편에 속하지만 한국 관광객들은 “그 값을 충분히 한다”는 반응이 많다고 한다.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 1∼3위는 거의 굳어진 반면 그 다음 순위부터는 ‘도토리 키 재기’ 경쟁이 치열하다. 4∼10위는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마틸다’ ‘시카고’ ‘알라딘’ ‘킹키부츠’ ‘원스’ 순이었다. 전년도(2012년 11월∼2013년 10월)에는 10위권 안에 없던 ‘레미제라블’과 ‘킹키부츠’의 선전이 눈에 띈다.

모르몬교도 두 남자의 아프리카 선교 이야기를 다룬 ‘북 오브 모르몬’은 최근 브로드웨이 전체 흥행 수익에서 라이언킹에 이어 2위를 달릴 정도로 미국인들에게는 인기가 높지만 한국인 관광객에게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영어 대사가 많고 특유의 서양문화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라이언 킹#브로드웨이#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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