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문화]1.5km 해상케이블카 타고 바라보는 여수 밤바다… 낭만이 넘실대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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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여수 해상케이블카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아시아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바다 위를 통과하는 해상케이블카다. 여수시 제공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아시아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바다 위를 통과하는 해상케이블카다. 여수시 제공
남해의 나폴리로 불리는 전남 여수는 연평균 기온이 14.7도로 포근하다. 반도인 여수는 나비 모양의 해안선 길이가 879km나 된다. 해안을 따라 들어선 바닷가 마을마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여수 바다 가운데 가장 젊음이 넘치는 곳은 오동도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여수항이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항 구도심은 한겨울에도 가벼운 점퍼만 걸치면 버스커버스커의 히트곡 ‘여수 밤바다’를 부르며 거닐 수 있다. 구도심을 따라 걷다보면 항구에서는 등대, 선창가, 낚시꾼 등 익숙한 풍경이 이어진다. 바다에는 조업을 떠나는 어선이, 하늘에는 국내 유일의 해상케이블카가 멋스러운 야경을 빚어낸다.

해상케이블카 ‘남해가 한눈에’

해상케이블카는 여수항 돌산대교와 제2돌산(거북선)대교 사이 바다를 가로지른다. 해상케이블카는 오동도 입구 자산공원에서 돌산공원까지 1.5km를 운행한다. 해상케이블카는 최고 높이 98m이고 바다를 지나는 구간 길이는 650m다.

해상케이블카가 최고 지점에 올라갔을 때 멀리 남해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여수 건너편에 있는 경남 남해군의 풍광도 단번에 들어온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윤상노 이사는 “육상케이블카와 달리 해상케이블카는 확 트인 바다를 볼 수 있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해상케이블카의 또 다른 장점은 스릴감이다. 캐빈은 심술궂은 강풍이 불면 진동을 느낄 수 있다. 탑승객들은 수려한 바다 풍경에 연신 감탄하고 손바닥 크기로 작아진 어선들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해상케이블카의 캐빈은 두 종류로 총 50대다.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크리스털 캐빈은 10대(5인승)다. 크리스털 캐빈을 타면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나머지 40대의 일반 캐빈은 8인승이다.

해상케이블카는 서울 남산케이블카에 이어 두 번째로 야간운행을 한다. 운행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낮에는 다도해 풍광과 오동도, 여수항을 볼 수 있고 밤에는 여수 밤바다의 매혹적인 정취를 느끼는 여수 명물이 되고 있다.

해상케이블카는 강풍이 부는 날을 제외하고 한 해 평균 300일 정도를 운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케이블카 이용객은 연간 100만∼150만 명으로 여수관광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용 요금(왕복 기준)은 일반 캐빈은 성인 1만3000원, 어린이 9000원이며 크리스털 캐빈은 성인 2만 원, 어린이 1만5000원이다.

여수시는 케이블카 때문에 오동도 입구 쪽 교통체증이 우려되자 돌산공원 도로를 일방통행로로 지정하고 진·출입 좌회전을 금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광중 여수시 관광과장은 “벌써부터 국내 굴지 여행사들이 해상케이블카와 검은 모래로 유명한 만성리에 있는 여수해양 레일바이크, 여수항을 도는 유람선을 하나로 묶은 여행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해상케이블카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 탐방로인 갯가길의 시작은 여수 밤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하멜등대부터 종포해양공원, 여수여객선터미널, 돌산공원까지 7.8km 코스다. 사진은 하멜등대 주변 항구 풍경.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생태 탐방로인 갯가길의 시작은 여수 밤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하멜등대부터 종포해양공원, 여수여객선터미널, 돌산공원까지 7.8km 코스다. 사진은 하멜등대 주변 항구 풍경.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갯가길 시작 여수 밤바다

여수 시민들은 갯가길도 만들고 있다. 갯가길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시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3개 코스(4개 길) 56km를 조성했다. 갯가는 바닷물이 들었다 빠졌다 하는 해안 가장자리를 지칭한다. 시민들은 과거 조개, 굴, 파래, 미역을 따러 다니던 생태길을 따라 길을 만들었다

갯가길의 시작은 여수 밤바다를 느낄 수 있는 7.8km 거리 여수항 순회코스다. 여수 밤바다 코스는 제2돌산(거북선)대교 옆 하멜등대가 출발점이다. 하멜등대에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진수했던 종포해양공원과 전라좌수영 관아 진남관(국보 304호) 앞 이순신광장까지 구도심을 따라 걷다보면 젊음을 느낄 수 있다. 이어 여수여객터미널과 남산공원을 거쳐 돌산대교에 다다르면 코스 절반을 완주한 셈이다. 돌산대교에서 돌산공원과 진두해안길을 지나 제2돌산대교를 통과하면 다시 하멜등대가 나온다.

하멜등대에서 구도심 반대편으로 1km가량을 가다보면 동백이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 오동도를 만날 수 있다. 오동도 바로 옆에는 2012년 세계의 축제가 열렸던 여수엑스포장이 자리하고 있다.

도심을 벗어나 바닷가를 걷고 싶다면 돌산읍으로 가면된다. 갯가길 1-2코스는 여수시 돌산읍 돌산공원∼무슬목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해안선 22.9km 구간이다. 갯가길 2코스는 무슬목 해수욕장에서 계동∼두문포∼방죽포 해수욕장까지 17km 구간이다. 2코스는 수평선과 작은 섬들을 벗 삼아 5시간 동안 걸을 수 있다. 2코스는 이국적인 등대와 소나무를 병풍처럼 두른 해수욕장, 몽돌해안 등의 비경이 있다. 3코스는 돌산읍 방죽포 해수욕장에서 해돋이 명소 향일암까지 8km거리다. 김경호 여수갯가 이사장은 “앞으로 갯가 길 22개 코스(370km)를 추가로 조성해 힐링 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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