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투리 중에 ‘게미’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에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 그 음식 속에 녹아 있는 독특한 맛의 전라도 방언’이라고 나와 있지만 사실은 김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김치 젓갈 등이 익어서 맛이 제대로 들었다는 뜻이다.
광주 김치는 기름진 호남평야의 황토에서 생산되는 배추, 무, 고추 등 채소와 각종 해산물, 천일염 등 양념을 푸짐하게 넣은 풍부한 맛으로 호평받고 있다. 광주에서는 김치 종류만도 200가지가 넘는다. 배추, 무, 갓 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재료를 쓴다. 담는 방법과 숙성과정에 따라 김치의 종류가 달라진다. 대한민국의 ‘대표 맛 고장’ 광주의 김치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1년 설립된 광주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은 김치연구소, 광주여대 등과 함께 2015년까지 진행하는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사업’ 성공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광주에 있는 9개의 소규모 김치 업체가 ‘김치光’이라는 단일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해 전국에 납품하는 것이다. 여기서 光(광)이란 글자에는 광주(光州)에서 생산한 상품이란 것 외에 ‘김치에 푹 빠진다(狂)’, ‘식량을 보관하는 광(집안 곳간)’이란 뜻도 담겨 있다.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에서 외국인이 배추김치를 담그고 있다. 동아일보DB
김치의 표준화, 과학화를 통해 업체마다, 그리고 때에 따라 들쭉날쭉하던 김치 맛도 일정하게 통일시켰다. 광주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은 광주여대, 세계김치연구소 등과 손잡고 김치 원료, 조리법, 제조설비(공정) 등에 대한 표준 지침을 개발해 김치공장 등에 보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소규모 동네 반찬가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홍보, 광고 등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채소 생산이 어려운 겨울철에 비타민의 공급원 역할을 해 온 김치는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피부 노화 방지와 항암 효과가 있다. 김치의 이 같은 우수성은 이미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인정받고 있다. 광주 김치가 14일 대만에 처음으로 수출됐다. 지난해 12월 일본 수출에 이어 대만 수출에 성공함에 따라 광주 김치의 동남아 진출이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에 수출하는 김치는 6월 대만식품박람회 시식·홍보 행사에서 현지인의 선호도가 높았던 배추김치, 깍두기, 알타리 김치 등이다. 29일부터 12일간 대만 위안둥백화점 2곳에서 광주 김치 시식, 홍보 판촉행사와 함께 ‘광주김치축제’ 대통령상 수상자 시연행사를 개최하는 등 대만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2012년 9월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김치연구소는 무, 배추, 마늘, 고추, 젓갈, 천일염 등 김치 재료의 최대 생산지인 광주에서 2009년 설립됐다. 광주는 김치연구소의 연구 역량과 광주김치문화축제를 통한 문화적 역량을 결합해 ‘김치 종주도시’로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는 10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광주 북구 중외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광주 김치는 광주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062-223-7991)을 통해 연중 구입할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