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가슴 뭉클한 책]장애아와 길고양이의 놀라운 交感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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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루이스 부스 지음·김혜원 옮김/312쪽·1만3000원·영림카디널

영국의 루이스와 크리스 부부는 결혼 10년 만에 아이를 갖기로 했다. 만만치 않았다. 루이스는 과체중에 임신중독증으로 진저리를 쳤다. 사흘 진통 끝에 제왕절개로 프레이저를 낳았다. 아이는 악을 쓰며 울어댔다.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18개월 동안 그렇게 누워 있기만 했다. 자폐증에 근긴장 저하증의 장애아. 루이스는 절망했다.

길고양이 빌리가 아이를 구했다. 아이가 귀를 막고 소리를 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빌리가 나타났다. 그리고 묵묵히 앞에 쭈그려 앉아서 들어줬다. 꼬리로 아이를 쓰다듬으며 달래기까지 했다.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였던 목욕 때도, 빌리가 욕조에 발을 걸치고 아이를 진정시켰다. 변기에 앉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던 아이가 빌리의 도움으로 혼자서 배변을 해냈다. 빌리가 곁을 지켜주자 다소곳해졌다.

프레이저는 고양이 빌리의 도움으로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물건에 대한 집착도 사라졌다. 사람들과 조금씩 어울렸다. 결국 프레이저는 보통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고마워, 길고양이 내 친구 빌리!’

김화성 전문기자 mars@donga.com
#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장애아#길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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